갑자기 노안 증상 개선? 백내장 신호일 수도 [김정완 원장의 <아는 만큼 '보인다'>]

헬스조선 편집팀 2024. 1. 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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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원에 60세 남성이 내원해 상담과 검사를 받았다. 이 환자는 15년 전 노안이 온 뒤부터 돋보기 없이 작은 글씨나 숫자를 읽기 어려웠는데, 최근 시력이 개선되는 증상을 겪었다고 말했다. 돋보기 안경 도수를 바꿔야 하나 고민하던 중, 자녀들의 권유로 안과에 먼저 들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검진 결과, 환자는 백내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노안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이처럼 노안 환자 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백내장이 진행되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선 두 질환의 발생 원인을 따져본다면, 노안은 우리 눈의 초점을 잡는 수정체의 탄성력이 떨어지면서 근거리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여자의 경우는 40세 전후에서, 남자는 50세 전후에서 나타난다. 노안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어 가까운 사물이나 글씨를 보려면 돋보기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을 유발한다.

백내장 역시 수정체 이상으로 나타나는 노인성 안질환으로, 수정체 탄력이 아닌 투명도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것인데,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잘 보이지 않고 한 쪽눈으로 보면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노안으로 시력이 저하됐는데 갑자기 시력이 좋아진 것처럼 느낀다면 백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의 중심부가 딱딱해지면서 수정체의 굴절률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가까운 글씨 등이 잘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 시력이 크게 저하되거나 이물감, 통증 등 시야 확보에 문제가 크지 않은 이상 안과 방문을 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시력이 좋아진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이 시작되었다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로 증세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발병 즉시 수술 등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기 적당한 시기까지 기다렸다가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이 필요하다면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수술은 레이저를 사용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미세한 크기의 절개창만 생성하여 통증이나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이 적다.

수술에 쓰이는 렌즈는 크게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나뉜다. 원거리와 근거리 중 하나만 시력교정이 가능한 단초점인공수정체와 달리, 다초점인공수정체는 모든 거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수술 후 돋보기나 안경도 필요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백내장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실력을 살피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는 수술 절차와 달리 백내장 수술은 고도의 정밀성을 요하는데다, 환자의 연령과 직업, 라이프 스타일, 기저질환 여부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제품을 추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는 인터넷의 수술 후기나 저렴한 비용 등을 따지기보다 집도의의 수술 경험이 풍부한지, 해당 병원의 검사와 상담, 수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 최신 검사 장비와 기계를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백내장과 노안은 발병 시기나 초기 증상이 비슷해 자각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백내장 초기 증상을 단순 노안으로 혼동할 수 있다. 특히 백내장은 치료 시기가 중요한 질환으로, 방치하게 되면 녹내장, 황반변성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른다. 따라서 최소한 노안이 시작된 때부터는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초기 발견으로 빠른 치료에 임하여 삶의 질을 좌우하는 눈 건강을 지킬 것을 권유한다.

/기고자: BGN 밝은눈안과 롯데타워 김정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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