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김정은 수교 75년 축전 교환…中, 새해 톱뉴스로 올렸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2024년 새해 첫 뉴스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는 축전을 교환하고 “중·조(북한) 친선의 해”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축전에서 “중·북 공동의 이익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북한 카드'를 사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1일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 첫 뉴스로 “두 나라 최고 지도자가 새해 축전을 보내 ‘중·조 친선의 해’의 시작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2일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면 우측 머리기사로 정상들의 축전 교환 소식을 실었다.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수교 45주년 축전 교환 뉴스는 북한과의 축전 교환 기사 아래에 배치했다.
중국과 북한 매체에 따르면 축전에서 두 지도자는 양국의 공동 이익과 지역 안정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두 나라 공동의 이익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했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정세 아래 중국 당과 정부는 시종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 각도에서 중·북 관계를 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에서 협동을 보다 강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또한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왕래를 긴밀히 하자”고 언급해 방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축전 교환을 두고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덩위원(鄧聿文) 전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인은 2일 중앙일보에 “베이징에게 북한카드는 활용과 관리·통제 두 측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축전 교환이) 평양을 베이징의 전략 궤도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외교의 중심을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협력에 두고 미국과 서방의 포위에 대응했지만, 북한과의 협력은 배제했다. 이런 중국의 외교 정책은 "평양을 서운하게 만들었고, 김정은이 푸틴과 가까워진 원인이 됐다”고 덩위원 부편집인은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베이징이 북한 카드를 쓰기 시작했다”며 “시진핑이 김정은을 중국에 초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18일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인 중국통인 박명호 부외무상이 베이징을 찾아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과 만났다. 왕 위원과 박 부외상이 2024년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활동을 협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다만 북한은 관련 기사를 1일 자 노동신문의 4면에 배치해 중국 매체와 보도 비중이 달랐다.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미국과 한국, 일본의 협력에 대응해 중국과 밀착하면서도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축전 교환에 앞선 31일 북한은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남반부의 전 영토 평정”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베이징 외교가는 한반도의 안정에 중국의 막후 역할의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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