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동서발전 사장 “재생에너지 개발과 변화에 집중” [신년사]

심하연 2024. 1. 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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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울산 중구 동서발전 본사에서 열린 2024년 시무식에서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한국동서발전은 2일 오전 울산 중구 본사에서 ‘함께 만드는 희망, 함께 누리는 미래’를 주제로 2024년도 시무식을 개최했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과 협력기업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후 △일하는 방식 혁신 △에너지전환·에너지효율화·상생 적극 추진 △능동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안전과 청렴을 강조했다. 

또한 청룡의 해를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동서가족 모두 용과 같이 비상하기 위해 혁신의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제안했다. 아프리카의 우분투(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를 예로 들면서 혁신과 전환의 전제는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함께 가는 데 있다고 당부했다.

김 사장은 “방향을 정할 때는 가까운 곳이 아니라 멀리 봐야하고, 수년 앞이 아니라 10년, 20년 앞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과 그 개발에 초래할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나아가 간헐성을 통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수소생산, 바이오발전, VPP사업 등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곡성 양수발전 500메가와트(MW), 용인 클러스터 LNG발전(500MW×2기) 추진에 성공하고, 제주의 수소복합(150MW)와 한동·평대 해상풍력(104MW), BESS 사업 140 메가와트시(MWh)을 확정하는 등 비전인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하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동서가족 여러분, 그리고 협력기업 직원 여러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년은 ‘청룡의 해’입니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뛰어난 사람이나 성공을 상징하기도 하고, 오행에서 푸른 색은 성장, 진취 이런 뜻입니다. 새로운 해, 갑진년을 맞이하여 우리 동서가족 여러분 모두 용과 같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동서가족 여러분,

우선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한해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또 도전적으로 업무에 임해주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 동서발전은 에너지전환의 기틀을 다양한 측면에서 마련하고 있고, 새로운 사업성과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제주 수소복합 발전소와 한동평대 해상풍력 사업, BESS 사업이 결정되어 제주가 이제 우리의 사업지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제주는 별다른 기반이 없어 네트워크를 만들고 설득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는데 관련 처실들이 함께 정성을 기울인 덕분에 사업권 획득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곡성 양수발전이 오랜 준비 끝에 사업권을 따내 중단되었던 양수발전에 재진입하는 쾌거도 이뤄냈습니다.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500MW, 2기의 발전소 건설이 확정되어 새로운 수도권 사업소를 확보했습니다. 또한 신재생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사업소를 확대하여 경인지사가 만들어졌고, 충주, 포항, 대전 등에서도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여러분들의 근무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서가족 여러분,

제가 부임이후 2년 반이 지나고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임하면서 우리 동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그러한 일을 잘 수행해 나갈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줄곧 말씀드려 왔습니다. 방향과 관련하여 첫해에는 신재생으로의 전환, 절전이 발전이라며 효율화사업, 그리고 협력업체와 지역이 함께 해 나가야 한다는 상생을 이야기했고, 작년에는 공공기관인 점을 내세우면서 동해안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산림바이오, 쓰레기문제, 축분의 냄새를 해결할 수 있을 만한 방안도 강구해 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일들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기존 상명하복식의 딱딱한 조직이 아니라 말랑말랑한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제 우리들의 기본 조건으로 되었고, 조직문화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난주 발표된 청렴도 평가결과가 여전히 3등급이 나와 좀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조직이 유연해진 결과라는 해석도 있고, 아직은 더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합니다. 

저는 제가 여러분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오늘 여러분에게 여러분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말씀을 몇가지 드리고자 합니다. 이미 여러분들께 수차례 말씀드렸던 내용이라 식상할 수도 있지만 다시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첫째는 일하는 방식과 관련한 혁신입니다. 

“혁신, 참 좋지! 근데 어떻게 하란 말이야?”하고 아직도 묻고 계십니까? 계속 강조하지만 혁신은 대단한 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일을 왜 하는 것인지 즉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지금 상황에서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게 맞는지 한번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먼저 일의 본질 찾기입니다. 달을 보라는데 손을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상황 변화의 인식과 대응입니다.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챗GPT는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꿔 놓았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공부의 방향을, 창작의 정의를 바꾸고, 노하우의 대중화를 확실히 이루어 냈습니다. 챗GPT가 몇초 만에 내놓을 수준의 보고서를 쓰느라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끊임없이, 또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옳은 일과 그른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옳은 때와 그른 때가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변하면 해야 할 일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내 일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트렌드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많이 해왔던 ‘관행대로’‘전임자가 했던 기준에 따라’ ‘무난하게’ 일하면 혁신은 너무 먼 곳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챗GPT를 잘 활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질문력이라고 합니다. 수준 높은 결과물을 도출하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는데, 여러분도 어떤 일을 할 때 좋은 질문을 먼저 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에너지 전환은 이제 현실입니다. 

에너지전환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 에너지전환에 대해 방향과 속도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원유나 LNG 시추를 확대한다는 말도 들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에너지전환은 그러한 문제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향을 정할 때는 가까운 곳이 아니라 멀리 보면서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년 앞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앞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때에도 그런 논의들이 지속될까요? 우리는 이제 그러한 논의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과 그 개발이 초래할 변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영농형 태양광 관련 법은 언제쯤 개정되고, BIPV는 언제쯤 상용화될 것인지, 해상풍력의 발전은 어떤 속도로 진행될까? 그렇다면 해상풍력 배후단지는 언제 어디에서 준비하는 것이 타당할까? 

더 나아가 태양광 풍력의 간헐성을 통제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기존 계통망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ESS와 양수발전, 그리고 수소는 어느 정도와 속도로 도입될 것인지, 수소를 수입할 것인지 국내에서 생산할 수는 없는지를 고민하고, 수소생산을 위한 실증사업 등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마이크로 그리드의 도입, 그와 관련한 VPP사업 준비, 소수력, 산림· 축분· 하수슬러지 등을 이용한 바이오발전 등 유연화 전원 확보 등도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처음에 제가 제시했던 에너지 효율화 사업과 상생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 반드시 능동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를 둘러싼 환경변화가 빨라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만큼 유연하다면 변화의 회오리가 몰아쳐도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3년째 유연한 조직문화를 그렇게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 조직문화가 바뀐 게 맞는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청렴도 3등급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조직문화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고, 유연한 조직환경이라는 관성을 만들려면 더 강력한 충격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돌아가려는 관성을 깨뜨리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를 더 과감히 도입하겠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만들고 의견을 제도화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한 예술로 공연 장면처럼, 여전히 무리한 명령식 지시나 상사모시기 관행 등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간부들은 ‘정말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직원들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하면 누구의 말이 더 맞을까요? 아직까지 조직문화 체감에 대해 괴리가 큽니다. 간부와 직원의 인식이 다르다면 간부가 잘못 생각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긴 합니다만 직원 여러분들께서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자세를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혁신과 전환의 전제는 안전과 청렴성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분투(Ubuntu)라고 했습니다. 한 선교사가 아프리카 한 마을에서 애들에게 저곳까지 가장 먼저 갔다오는 사람에게 사탕을 주겠다고 했답니다. 그러자 애들은 서로 모여 손을 잡고 갔다오더랍니다.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 무조건 빠르게 가는 것이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하고, 우리만 혼자 가는 게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협력사, 같은 업종에 있는 중소기업이 같이 가야 합니다. 

안전은 한번만 놓쳐도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현장에 계신 동서가족 여러분, 안전 관련된 작은 절차까지 철저히 준수해서 여러분과 또 우리 협력사 직원들의 안전을 함께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안전뿐만 아니라 모든 업무에서 스스로 점검하고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자율점검하는 시스템도 철저하게 정착해야 할 것입니다. 자율점검과 함께 상호견제를 통해 더 건전하고 투명한 조직을 만들어나가도록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겠습니다.

사랑하는 동서가족 여러분, 

연휴에 새해를 다짐하는 새로운 계획을 좀 세우셨나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024년 첫날을 시작했고, 그 첫 근무일인 하루를 맞았습니다. 우리모두 모여서 새해 첫날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 같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면 우리의 찬란한 미래는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소중한 오늘을 위해 여러분 모두를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 다시한번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여러분의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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