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호텔 헬스장 훈련'만 8일, 오늘 출국하는 태극전사의 아시안컵 준비 특징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잔디가 아닌 실내 체력단련실에서 시간을 보낸 뒤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향한다. 축구계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로드맵이다.
지난달 26일 1차 소집된 대표팀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합숙했다. 추위를 피해 실내훈련과 휴식 위주로 시간을 보낸 뒤, 2일 저녁 출국한다. 이날 오후 대한축구협회(KFA) 시상식과 출정식에 참석한 뒤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로 이동한다. 6일(한국시간) 이라크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대회 장소인 카타르로 이동한다. 첫 경기는 15일 바레인전이다.
대표팀은 지난 11월부터 파주시와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사용 계약이 끝나 호텔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번 아시안컵을 앞둔 호텔 소집은 파주와 직접 관련이 없다. 원래 12월은 추위 때문에 경기도 북부 파주를 떠나 남쪽에서 전지훈련 하는 시기다. 호텔 생활은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이었다.
이번 클린스만 감독의 대회 준비는 크게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적은 훈련량, 긴 휴가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전지훈련을 생략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제주도 서귀포에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앞두고 울산에서 국내파 위주 전지훈련을 했던 것과 다르다. 일본이 현재 소집된 선수들로 1일 평가전까지 치른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들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1월부터 대표팀 숙소로 쓰는 서울 여의도의 호텔에 선수들과 머물렀다. 잔디는 쓰지 않았다. 선발된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잡아뒀던 풋살 약속 등 공으로 하는 운동 계획을 취소하고 합류해 실내에서 운동했다.
합류보다 개인적인 휴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선수들이 의견을 내면 많이 수용했다. 가장 체력고갈이 심한 선수로 꼽히는 김민재는 개인적으로 회복에 집중한 뒤 2일 합류하기로 했다. 황인범도 휴식을 더 취한 뒤 늦게 합류했다. 이강인이 소속팀의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경기까지 치르고 합류하려 하자 허락했다. 이강인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의 경기 일정이 지난달 21일 이후로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체력을 회복한 뒤 한 경기 뛰고 대표팀에 조금 늦게 도착하는 스케줄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실내다. 조금이라도 훈련 시간이 있다면 잔디 위에서 공을 만져야 한다는 축구계의 통념에 반한다. 특히 21세기에는 체력훈련도 공을 갖고 하는 훈련에 통합시키는 코칭 방법론이 크게 유행했다. 한국에서 202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으로 성공을 거둔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의 네덜란드식 방법론도 공을 갖고 수행하는 고강도 스몰게임에 큰 비중을 둔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소집 기간 대부분을 하루 1회 실내 훈련만 진행했는데, 대신 그 강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훈련은 특이하다. 지난 10월 대표팀 소집 당시에도 보통 축구에서 중시하는 심폐능력뿐 아니라 높이뛰기, 멀리뛰기 등 축구팀에서 잘 측정하지 않는 다양한 신체능력을 수치화화려는 시도를 했다. 유럽의 축구 코칭에서 중시하는 통합적인 운동보다, 미국 스포츠에서 자주 측정하는 각종 수치에 신경을 쓴다.
클린스만 감독이 여러모로 미국식이라는 건 영어의 억양만 봐도 보이는 특징이다. 2004년 독일 대표팀에 부임했을 때부터 동행한 피지컬 코치와 함께 체력훈련을 중시한 점도 미국 스포츠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대표팀 주장이었던 필립 람이 '전술의 부재'에 대해 비판하자,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는 일상적이었던 생활기능(life skill)과 스포츠심리학을 내가 독일에 소개했다"며 선수 관리 차원에서 미국식을 도입한 걸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한국의 최근 두 차례 아시안컵 사례를 보면 전지훈련이 꼭 체력관리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2015년 대회는 결승까지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컨디션 관리 실패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9년 대회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했던 '균질한 컨디션'을 만드는 작업 역시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안컵은 축구 대회를 앞두고 흔히 쓰이는 체력 증진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대회는 유럽파 및 중동파가 과반수인 14명이다. 시즌 한가운데 합류하는 이들은 체력회복이 우선이다. 특히 공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손흥민, 황희찬 등은 회복이 최우선이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훈련을 해도 효과를 보기 힘든 시점이니 차라리 푹 쉬는 쪽을 택한 셈이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각 선수들의 컨디션에 맞춘 배려다. 반대로 선수들의 신체 사이클을 맞추기 어려운 아시안컵에서 더 제각각인 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따른다. 하루 한 번 실내훈련이 전부라면, 호텔방에 계속 머물러야 했던 시간은 클린스만 감독이 중시하는 정신적인 컨디션 관리에 반하는 측면도 있다.
국내에서 보낸 8일이 잘 계산된 휴식인지, 대회 컨디션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 또한 훈련 기간이 짧아진 만큼 UAE에서 진행될 본격적인 컨디셔닝과 전술 훈련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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