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도 기저귀도 없어"…전쟁통에 네쌍둥이 낳은 팔레스타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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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통에 네쌍둥이를 출산한 팔레스타인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AP와 AFP 통신 등은 가자지구 남부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서 지내는 이만 알마스리(28)가 지난달 18일 제왕절개로 딸 둘과 아들 둘 네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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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째 아기들 목욕도 못 시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통에 네쌍둥이를 출산한 팔레스타인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AP와 AFP 통신 등은 가자지구 남부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서 지내는 이만 알마스리(28)가 지난달 18일 제왕절개로 딸 둘과 아들 둘 네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터졌을 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이만은 남편과 다섯 아이를 데리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 지역에 있던 집을 떠나 피란길에 나섰다.
이만은 "(피란하느라) 이동한 거리가 너무 길었다"며 "(피란길이) 임신 상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AFP통신을 통해 말했다. 이만은 피란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1~2주 안에 전쟁이 끝나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는 결국 전쟁통에 출산하게 됐다. 게다가 밀려드는 부상자에 병상이 부족해지자 이만은 병원에서 몸조리할 새도 없이 신생아들을 데리고 퇴원해야 했다.
이만과 그의 남편은 네쌍둥이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한 명만 병원에 남겨둔 채 태어난 지 열흘 된 신생아 세 명과 다섯 아이를 데리고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서 피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대가족은 다른 피란민 50여명과 함께 한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신생아에게 장미꽃을 띄운 물을 뿌려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 이곳 전통이지만, 이들은 현재 아이들을 씻길 깨끗한 물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만은 "열흘째 아기들을 목욕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깨끗한 물과 우유, 기저귀 모두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했다.
신생아들은 공습으로 인한 연기와 먼지 등 열악한 위생 상황에 시달리며 질병의 위험에 둘러싸인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만은 아기들이 며칠째 설사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 명은 황달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 아마르 알마스리(33)는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자식들에게 해줄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있다고 했다. 아마르는 AFP에 "아이들이 걱정되는데 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유와 기저귀도 필요하지만, 아무것도 구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인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 등 1200여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해 전쟁을 촉발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2만1978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으며, 사망자 대다수는 여성과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유엔(UN)은 1일 기준 가자지구 전체 인구(약 220만명)의 40%가 기아 위험에 놓였으며, 특히 5세 이하 어린이 33만5000명은 심각한 영양실조 위험이 큰 실정이라고 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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