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덩어리 규모 다르다"…낮은 지진해일에도 동해안 떠는 이유
일본 이사카와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동해안에서 지진해일(쓰나미)이 관측되고 있다. 최고 85㎝ 높이까지 올라왔던 지진해일은 10㎝ 미만으로 내려왔지만, 기상당국은 "지진해일은 물 덩어리의 규모가 매우 커 낮은 높이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해안가 출입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속초·묵호·동해항·후포에서 관측되고 있는 지진해일 높이는 10㎝ 미만이다. 전날 오후 4시 10분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 북쪽 90㎞ 해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뒤 우리나라에는 지진해일이 오후 6시 1분에 처음 도달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후 24시간 이상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관측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진해일 주의보 발령 기준은 50㎝로 현재 수준의 해일은 주의보 발령 기준에서 많이 내려왔다. 하지만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해일의 높이가 낮아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진해일 파고 높이에는 해수면 높이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해안 만조 때 낮은 지진해일도 위험"
특히 동해안은 너울이 심할 때 갯바위나 방파제를 넘을 정도로 높은 물결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만조 때 지진해일이 밀려오면 규모가 작아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한때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 넘기도
전날 저녁 8시~9시 사이에는 한때 지진해일 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높이의 지진해일이 관측되기도 했다. 오후 8시 35분에 묵호에서 85㎝(이번 지진해일 관측 최고 규모), 후포에서도 오후 8시 42분에 66㎝ 높이의 지진해일이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20㎝의 지진해일이 사람에게 도달하면 성인도 걷기 힘든 상태가 되고, 50㎝에서는 무언가를 잡지 않으면 서 있기 힘들고, 70㎝에서는 성인도 휩쓸려 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1m 이상의 지진해일은 사망 확률도 높은 수준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기상청은 파고가 50㎝를 넘길 때도 지진해일 주의보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50㎝ 넘는 파고의 지진해일은 일시적 현상이고 해역 인근 지형을 분석한 결과 인근 주민들이 대피해야 할 정도의 피해가 예상되지 않았다"며 "주의보 대신 해일 관련 정보문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해안에는 1993년 7월 12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최고 2.76m 높이의 지진해일이 밀려왔다. 1983년 5월 26일에도 일본 혼슈 아키타 서쪽 해역에서 규모 7.7 지진이 발생해 동해안에 최고 2m를 넘는 지진해일이 내습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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