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한테는 짧아도 부모에게 5년은 크다"…40대 성폭행 중학생 부모의 '하소연'
재판부 "죄질 극히 불량…엄중한 처벌 필요"
4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중학생이 성매매 업소 여성을 유인해 범행을 저지르려 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다며 장기 10년 등을 선고했다. 가해 학생 부모는 자식 교육을 제대로 못 했다면서도, 아들의 구속 기간이 길다는 취지로 하소연했다. 지난 1일 JTBC는 A군(15)은 40대 여성을 성폭행하기 닷새 전인 작년 9월 29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장 성매매 업소 상담원에게 "여기 OO 빌라인데 좀 젊으신 분으로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뜻대로 되지 않자 다른 지역에 사는 성인인 것처럼 꾸며 업소 계좌로 예약금을 미리 보내고 여성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은 오지 않았고 결국 범행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A군은 한 달 동안 오토바이 7대를 훔쳐 지난해 7월 소년보호사건 송치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검찰은 A군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그가 이러한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도예비죄도 추가로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신고하면 딸 해친다" 협박까지 한 A군A군은 지난해 10월 3일 새벽 논산 시내에서 퇴근 중이던 40대 여성 B씨에게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겠다고 접근해 태운 뒤 초등학교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범행 과정에서 B씨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신고하면 딸을 해치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A군 측은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엄청난 죄를 저질러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지만, 평소에는 인사도 잘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눈물도 흘리는 아이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뿐 아니라 A군은 피해자인 B씨에게 보낸 자필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해당 편지는 지난달 29일 JTBC가 공개했다.
이 편지는 지난해 11월 23일 A군이 대전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편지에서 "제가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며 "안 좋은 기억을 잊는 동안 저는 진심 어린 반성하겠다"고 썼다. 이어 "제가 지금 이곳에 있고 또 시간이 흘러 몇 년 후 이곳을 나온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 A군은 또 "저는 사람이 해선 안 될 짓을 했는데 나와서도 그러면 저는 진짜 사람이 아닐 것"이라며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다음엔 안정을 취하시고 편히 쉬라"고 적었다.
A군에게 장기 10년·단기 5년 선고한 법원A군은 자필 편지와 함께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엄정했다. 지난 12월 13일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 합의 1부(이현우 재판장)는 A군에게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행으로 15살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감과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 자명하고 회복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피고인 측이 제출한 형사공탁금을 거부했고 엄벌을 요청하고 있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지켜본 피해 여성 B씨는 "2개월 넘게 A군 가족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다"며 "자식에게조차 피해 상황을 차마 밝히지 못했는데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 하던 일도 그만두고 재취업도 못 하게 됐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군이 더한 벌을 받길 바란다는 B씨는 항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검찰 역시 "범행 내용이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점, 피해자가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며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 판결은 피고인의 죄책에 비해 가볍다고 판단된다"며 "소년에 대한 법정 최고형인 장기 15년, 단기 7년이 선고돼야 한다"고 항소한 상태다.
A군 측 또한 최근 "형량이 높다"며 항소했다. A군 부모는 JTBC를 통해 "진짜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상상을 못 했다. 우리가 그분(피해자)한테 죄송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부모인 제가 잘 가르치지 못했으니까 이런 행동을 했겠죠"라면서도 "(아들이) 이제 만 15년 살았는데 막말로 내가 5년을 못 보고 못 만진다. 피해자분한테는 (형기가) 짧을 수가 있어도 저는 그 5년이 엄청나게 크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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