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금메달·K리그 우승' 설영우 결연한 목표…"이번엔 아시안컵, 우승 아니면 카타르 갈 이유 없다" [IS 인터뷰]

김명석 2024. 1.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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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설영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설영우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튀니지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센터링을 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10.13/
울산 HD 수비수 설영우.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보다 더 좋은 해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죠.”

설영우(25·울산 HD)에게 지난 2023년은 참 많은 걸 얻은 해였다.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 그리고 울산의 K리그 2연패와 K리그1 베스트11 수상까지. 그는 “가진 것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누렸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서는 절대 스스로 할 수 있던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감사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그의 ‘최고의 해’는 지난해 6월 그 서막이 올랐다. 엘살바도르전을 통해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설영우는 “태극마크를 달고 다 같이 서서 애국가를 부른 순간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의 벅찬 순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장면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경기를 시작으로 설영우는 A매치 6경기 연속 오른쪽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차 빠르게 A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 그는 와일드카드로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항저우 AG 무대까지 나섰다. 클린스만호와 달리 황선홍호에선 왼쪽 측면에 포진해 전 경기에 출전, 금메달 여정에 힘을 보탰다. 병역 특례 혜택이 따라온 건 덤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시즌 내내 두 대표팀 차출로 숨 가빴던 일정 속에서도 K리그 32경기(선발 27경기)에서 3골·4도움을 기록, 팀의 K리그 2연패에도 앞장섰다. 프로 데뷔 4년차, 생애 첫 K리그1 베스트11의 영예도 품었다. 스스로 ‘최고의 한 해였다’고 표현할 만한 시즌이었다.

대중의 관심 역시 전보다 훨씬 더 늘었다.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한 실력에, 잘생긴 외모까지 더한 덕분에 이제는 '스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그는 “울산에서는 대표팀 되기 전부터 이미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셨다. 대표팀 선수가 되고 나서는 광고 등 방송사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들었다. ‘내가 세상에 노출이 많이 되긴 했다’는 걸 느끼는 것 같다”며 수줍게 말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금메달을 합작했던 설영우(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다만 그만큼 아주 고됐던 여정이기도 했다. 1998년생으로 아직은 어린 나이, 프로 4년 차 선수가 감당하기엔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었다. 설영우는 “올해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보니 너무 행복했지만 사실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아주 힘들었던 해이기도 했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그는 “원래 부상이 정말 없는 편인데, 지난해는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잔부상이 1년 내내 있었던 것 같다. 또 국가대표 경쟁부터 AG 금메달 경쟁, K리그 우승 경쟁 등 여러 과정에서 무거운 무게는 처음 짊어지다 보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부담은 항상 공존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힘든 여정을 견디고 견딘 성과가 얼마나 더 값진 지 스스로 느꼈다는 그다. 지난해 경험들이 이제 고스란히 그의 자산이 된 것이다. 설영우가 2023년을 데뷔 후 ‘최고의 한 해였다’고 표현하면서도 “앞으로 시즌을 치를수록, 계속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 가고 싶다. 앞으로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고, 아직 보여드릴 게 많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하는 이유다.

2024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은 그래서 더 남다르다. 그 시작은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승선해 첫 메이저 대회에 나선다. 항저우 AG 금메달과 K리그 우승에 이어 이번엔 아시안컵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설영우는 “당연히 대표팀 선수들 모두 우승을 위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망한 목표가 아니라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우승이 목표가 아니라면 카타르에 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훈련 분위기나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 역시 대표팀 선수들 서로가 말을 하지 않아도 목표는 단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상을 향한 여정에 힘을 꼭 보태고 싶다는 결연한 의지도 덧붙였다. 그는 “아직은 대표팀이라는 자리가 낯설고, 아시안컵은 참가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참가에만 의미를 두면 안 된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 오고 싶다”며 “국가대표라는 의미는 제가 축구를 한 이유이자 제 꿈 자체다.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뛸 것”이라고 했다.

울산 HD 수비수 설영우. 사진=프로축구연맹
대한민국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설영우.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대표팀 훈련 중인 설영우. 사진=대한축구협회

눈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선수로서 밝은 미래 역시 그려가고 있다. 그는 “최우수선수상(MVP)은 한 시즌 최고의 선수 단 한 명만 오를 수 있는 자리다. 아무래도 수비수다 보니 주목받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MVP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을 것 같다. K리그 MVP를 받아보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지만, 유럽 진출의 꿈 역시 품고 있다. 그가 바라보는 무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설영우는 “유럽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다.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유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적은 내 의지나 욕심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지금은 울산 HD 소속 선수다. 좋은 기회가 오면 도전할 의지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이적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모든 유럽이 나한테는 수준이 높은 축구 리그다. 그래도 좋아하는 리그 스타일이 있다면 EPL이다. (손)흥민이형과 맞대결을 펼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또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도 다짐했다. 설영우는 “지난해 많은 걸 얻은 만큼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할 것이다. 다만 오히려 그게 더 발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도 있다. 앞으로 1년, 1년이 지날수록 계속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제가 가진 것에 비해서 너무 많은 걸 누렸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건 절대로 저 혼자서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1년 내내 퍼포먼스가 좋았던 것도 아닌데,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신 울산 팬분들과 대한민국 축구 팬들이 계셨기에 이걸 다 이룰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설영우는 “결국 제가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은 매년 발전하는 모습과 축구로서 즐거움을 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더 재미있는, 눈이 즐거운 축구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신이 있기 때문에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씀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3 K리그1 베스트11에 오른 설영우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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