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장 “AI, 정보 격차 해소 장점…그러나 ‘인간 판사’ 대체 불가”

2023 연말보고서 통해 밝혀
AI, 자료 조사·법적 접근정 큰 이점
법적 결정은 ‘인간 판단’만의 영역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 AP 연합뉴스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이 인공지능(AI)이 법원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우리가 쓸모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말하며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연방법원 전체 운영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돌아보는 ‘2023 연말보고서’에서 AI 사용이 법원에 가져올 명백한 장단점을 이같이 짚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먼저 AI가 자료 조사에 큰 이점을 갖고 있으며, 변호사를 고용할 돈이 없는 사람이 소송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AI는 분명 변호사와 변호사가 아닌 사람 모두 중요한 정보에 더 접근하게 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래에 AI 때문에 판사가 쓸모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선 “우리가 쓸모없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인간 판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하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기술 변화가 계속해서 우리 업무를 바꿔놓을 것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해 미국 변호사들이 AI로 작성한 변론서에서 AI가 존재하지도 않는 판례를 인용한 사건을 예로 들며 AI의 활용에는 ‘주의와 겸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형사사건에서 도주 우려와 재범 가능성 등을 판단하는 데 AI를 활용할 경우 AI의 편견이 반영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법적 결정은 여전히 인간의 판단을 적용해야 하는 ‘회색 영역’을 포함하기 때문에 오직 인간 판사만이 공정성과 신뢰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니스 경기를 예로 들며 “심판 대신 도입된 광학 기술이 공이 선을 넘었는지 판정하는 것은 판단의 영역이 없다”면서도 “반대로 법적인 결정은 인간의 판단력을 적용할 필요가 있는 회색지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가 법정의 주요 행위자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로버츠 대법원장은 AI 사용 증가로 사생활 침해가 늘어나고 법을 비인간화할 수 있다는 위험 또한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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