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폭탄 터지나"…올해 만기 美 상업용 부동산 대출 1170억달러

권해영 2024. 1. 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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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11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대출 연장이나 대환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쏟아질 경우 대출 부실이 발생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업용 부동산발(發)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미국 모기지 은행 협회(MBA) 자료를 인용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2024년 만기가 돌아와 상환하거나 대환해야 하는 대출 규모가 1170억달러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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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대출 연장·대환 난항
CMBS 시장 연체율 6%까지 상승
상업용 부동산 위기, 금융권 전이 우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11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대출 연장이나 대환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쏟아질 경우 대출 부실이 발생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업용 부동산발(發)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pivot·방향전환) 기대감에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한파가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미국 모기지 은행 협회(MBA) 자료를 인용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2024년 만기가 돌아와 상환하거나 대환해야 하는 대출 규모가 1170억달러라고 보도했다.

이 대출 중 상당수는 금리가 훨씬 낮았던 약 10년 전에 발생했다. 기준금리가 당시 0%대에서 현재 5.25~5.5%로 오르자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리는 두 배 뛴 반면 부동산 담보가치는 하락해 투자자들이 재융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및 공실률 상승, 누적된 긴축으로 인한 조달비용 급등이 맞물리며 현재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급락했다. 여기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평소에는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만기일시상환 방식이 많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과 비교해 대출 만기시 부채 상환 부담이 훨씬 크다.

때문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3건 중 1건이 재융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에 따르면 조만간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605개 상업용 부동산 중 3분의 1인 224개는 부채가 너무 많거나 임대 실적이 부진해 대출 연장이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고금리 여파로 인해 연간 임대 수익으로 대출의 9%에 해당하는 금액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재융자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로펌 폴시넬리의 부동산 금융 부문 수석인 존 던컨은 "일부는 재융자를 받는 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재무상황이) 탄탄한 차주들조차도 대출기관에 전화를 걸어 대출을 회수할지 여부를 묻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부동산업체 시그나는 최근 파산했고, 이 회사의 법정관리인은 시그나가 지분 절반을 소유한 뉴욕 크라이슬러 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 조달비용 급등으로 대출 상환에 실패한 여파다.

금융권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만기가 임박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 3분의 2는 은행이 보유하고 있고,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로 낮은 편이다(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집계). 하지만 수면 아래 도사린 위험은 여전하다. 지난달 미 경제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40%는 부동산 가치보다 담보대출 규모가 더 많은 상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절반 정도가 손실을 입었다는 의미다.

미국 상업용부동산 저당증권(CMBS) 시장 상황은 더 어둡다. 부동산 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 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미 CMBS 시장 규모는 8000억달러로, 연체율이 지난해 11월 기준 6%로 1년 전(1.7%) 보다 4.3%포인트나 상승했다.

헤지펀드 엘링턴 매니지먼트의 레오 황은 "사람들은 지역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에 여전히 매우 많이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며 "위험을 분산하는 데 역할을 한 CMBS 시장 역시 고통을 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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