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CEO 새해 키워드는 '상생·혁신·리스크관리'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 경영 키워드로 상생과 리스크관리, 혁신 등을 꼽았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 CEO들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상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통해 '경쟁과 생존'에서 '상생과 공존'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지주·은행의 ESG 본부를 'ESG 상생 본부'로 확대·개편하는 한편, '대고객 상품 판매 철학·원칙 태스크포스팀(TFT)'과 '투자상품관리부(은행 산하)' 등을 신설했다. 양 회장은 "고객을 '국민과 사회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 재정의해야 한다"면서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고객을 섬기는 철학을 바탕으로 상품·서비스 판매 원칙을 전면 재정립 해야 한다. KB·고객·사회가 함께 크는 공동의 상생 전략에 앞장설 것"이라고 주문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담대심소(膽大心小·도량은 넓고 크되, 마음은 늘 작은 부분까지 깊이 살펴야 한다)', '이택상주(麗澤相注·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함께 공존한다)' 등의 고사를 제시하며 혁신과 상생을 주문했다.
이 일환으로 신한은행은 이날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3067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안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은행권이 공동으로 발표한 개인사업자대출 이자 캐시백을 신속히 진행, 이달 중 대상자를 선정해 3월까지 신속하게 지원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해외결제 수수료를 무료화했으나 결과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 '트래블로그' 사례를 인용하며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도록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3고(高) 위기, 부동산 PF 부실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면서 강력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는 CEO도 적지 않았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선제적·시스템적·촘촘한 그물망식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기존 예측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잠재 위험까지 대비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위험요인별 모니터링과 글로벌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등 위기 대응력을 높여나가는 한편, 정교한 시계비행으로 돌발 리스크에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 회장 역시 수종(樹種)인 레드우드를 거론하며 "건물을 지을 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로, 업권별로 요구되는 기본 필수역량을 확보해 본업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다소 늦더라도 정확하고 올바른 길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취약한 레드우드가 오랜 세월을 견디고 울창한 숲은 이루는 비결은 협업이다. 우리에게도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CEO들은 또 미래 먹거리를 위한 혁신도 거듭 당부했다. 진 회장은 '고객 중심 일류 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제시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 기준을 제시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경영목표로 '선도금융그룹 도약, 역량집중·시너지·소통'을 제시한 임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 복원,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기업금융은 우리가 대표이자 최고라고 자부하던 분야로 올해는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도 병행하는 등 전체적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도 인공지능(AI)과 ESG를 미래 과제로 지목하면서 "농협금융도 올해부터 사업과 서비스 전 영역서 생성형 AI를 실장 하는 준비를 진행해야 한다"며 "올해를 경영과 사업에 ESG를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원년으로 생각하고 진심을 갖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