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5cm 컸어요”…성인도 키 클까 [그랬구나]
학창시절 키가 작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A씨는 ‘군대 가면 큰다’던 부모님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 당시 170cm였던 키가 군대를 다녀온 뒤 5cm 늘어나 신기할 따름이다. 성인 돼서도 키가 클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은 사실일까. 서정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내분비과 교수와 최인호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에게 지난 29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물어봤다.
Q. 성인이 된 뒤에도 키가 자랄 수 있나요?
서정환 교수= 남자의 성장판은 만 16~17세 때, 여자는 만 15~16세 정도에 닫히게 됩니다. 이후에도 키가 조금 더 크기는 하나, 이는 성장판을 통해 큰 것이 아니고 뼈 자체가 조금씩 커진 겁니다. 보통 성장판이 닫히고 나서 초기 성인기까지 남자는 2~3cm, 여자는 1~2cm가량 서서히 클 수 있습니다.
최인호 교수= 군대 생활을 통해 바른 자세를 취하는 습관에 따라 굽어있던 몸이 펴지면서 키가 커 보이는 효과는 거둘 수 있습니다. 군대 갈 정도의 나이에서 성장판이 열려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운동을 하고 나서 키가 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서정환 교수= 성장판이 닫힌 후라면 운동을 한다고 해서 키가 커지진 않습니다. 다만 운동을 통한 자세 교정 등으로 인해 키가 조금 더 커 보일 수 있습니다.
최인호 교수= 일단 성장판이 닫히면 크기 어렵습니다. 대개 사춘기가 되면 성장판이 닫히면서 성장이 멈추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 키가 커졌다고 느낀다면 근육량이 늘어난 효과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아이들이 먹는 키 성장 호르몬제, 건강기능식품 등을 성인이 먹는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서정환 교수= 성장 호르몬은 주사요법을 이용합니다. 먹어서 키가 커지는 호르몬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없습니다. 성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인호 교수= 성인 시기는 성장판이 닫힌 상태이기 때문에 호르몬 제제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키를 크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Q.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는 말도 있습니다. 꿈과 키 성장은 연관성이 있나요?
서정환 교수= 꿈과 키 성장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은 없습니다. 다만 적절한 수면 시간 및 습관이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인호 교수= 키는 꿈꾸는 것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대신 성장기엔 밤에 잠을 잘 때 성장호르몬이 나오는 만큼 이 시기에 충분한 수면을 갖는 게 바람직합니다.
Q. 성인이 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서정환 교수= 운동을 통한 자세 교정이나 체중 관리 등을 권할 수 있습니다.
최인호 교수= 허리가 굽지 않게 펴서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어깨 뒷면에 좌우대칭으로 있는 역삼각형 날개 모양의 양쪽 견갑골을 맞닿게 한다는 느낌으로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면 원래 본인의 키를 찾을 수 있습니다.
Q. 자녀의 키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아이의 성장에 좋은 생활 속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서정환 교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키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규칙적인 식습관과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꾸준한 운동, 그리고 적절한 수면은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같은 연령·성별 대비 3% 미만으로 키가 작거나 연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등 병적인 저신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인호 교수= 키는 유전적 영향이 크긴 하지만 평소 단백질과 비타민D가 함유된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하지 무릎 성장판을 자극하는 자전거 타기, 코어근육을 발달시키고 스트레칭 효과가 있는 수영, 상지 성장판에 자극을 주는 철봉 매달리기, 턱걸이 등 적절한 운동을 이어가는 게 좋습니다.
그랬구나. 우리의 성장판은 사춘기 시절에 보통 닫히게 되며 성인이 돼서 키가 크는 경우는 드물다. 성인이 된 뒤 키가 커졌다면 자세 교정 또는 운동을 통해 숨어 있던 자신의 ‘원래 키’를 되찾은 것이다. 또 자녀의 키가 작을까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 등이 아이의 키 성장에 도움을 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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