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도산 위기감 커지는 건설업계… 새해 ‘공급 절벽’ 부르나

신준섭,신재희 2024. 1. 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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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업계 16위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나돌던 위기설은 이미 현실이 됐다.

태영건설이 지난해 말 만기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정부는 PF발 위기 확산 진화에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새해 첫날인 1일에도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관련 현안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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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곳 올해 PF 만기 도래 금액 62%
정부 ‘옥석 가리기’ 구조조정에 무게
F4, 채안펀드 20조 → 30조 증액 검토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업계 16위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나돌던 위기설은 이미 현실이 됐다. 관련 지표는 올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 주요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올해 줄줄이 도래하는 가운데 건설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정부도 ‘옥석 가리기’를 통한 구조조정에 무게를 둔 만큼 당분간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모두 134조3000억원 규모다. 한해 사이 17조4000억원이나 급등했던 2022년(130조3000억원)에 이어 4조원 정도 더 늘어났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상승폭이 둔화했지만 우상향 추세가 이어졌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빚의 시한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을 비롯한 16개 주요 건설사의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이 62% 정도를 차지한다. 16개 주요 건설사 중 PF 규모가 자기자본을 웃도는 곳은 태영건설 외에도 2곳이 더 있다.

태영건설이 지난해 말 만기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정부는 PF발 위기 확산 진화에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새해 첫날인 1일에도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관련 현안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2금융권 중심으로 제기되는 유동성 위기 우려 대응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운용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무조건적인 지원엔 선을 그어 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비상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사업성에 기반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사업장은 신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악성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 건설사 도산 사례는 지난해(11월기준 512곳)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역대급 불황을 걷고 있는 건설시장이 당분간 반전할 계기를 찾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사 완료 후에도 분양되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1월 기준 1만465가구로 전월(1만224가구)보다 2.4% 늘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표 격인 건설수주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공급 절벽이 올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이미 건설업계는 부동산 거래 침체와 원자재 값 상승 여파로 공급 물량을 줄이고 있다. 주택 건설 착공실적은 지난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17.2% 감소한 이후 2~10월 사이 매달 적게는 35.9%에서 많게는 71.1%까지 급감했다. 유동성 위기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겹치면 올해도 착공 물량 증가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달 경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낮은 수준을 지속해 향후 주택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신재희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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