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통 후보들, B2B 주력… 과점 구조 개선 ‘산 넘어 산’

임송수 2024. 1. 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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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동통신사 후보 대부분이 기업간 거래(B2B) 사업에 주력하면서 통신 시장 과점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8㎓ 전국단위망 가격을 통신 3사 할당 당시의 65% 수준인 742억원으로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지만 3년간 최소 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는 사실상 3개 후보 업체 중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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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서비스 확대 기대하지만
신청기업들은 수익성에 주안점
대기업 빠져 지속가능성도 의문
이동통신 3사가 반납한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할당 신청 마감일인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로고 간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제4 이동통신사 후보 대부분이 기업간 거래(B2B) 사업에 주력하면서 통신 시장 과점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규 사업자가 나오더라도 소비자 편익 증대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수적인 통신 산업 특성상 대기업이 아닌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지속가능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9일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대역과 신호제어용 앵커주파수 700㎒ 대역 할당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세종텔레콤·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 컨소시엄 등 3곳이 신청했다. 이들 기업의 적격 여부는 오는 18일 전후 결론이 날 예정이다.


정부는 새 사업자에 28㎓ 주파수를 독점 제공해 통신 시장의 과점 구조를 깨고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제4 이통사가 출범해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신규 사업자들이 구상하는 시장 진입 형태는 대체로 기업 소비자간 거래(B2C)가 아닌 B2B다. 세종텔레콤은 야구장 항만 국방 시설 공연장 등 B2B, 기업 정부간 거래(B2G)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는 B2B와 B2C를 아우르는 ‘리얼(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단기적 구상은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에 우선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래모바일이 구성한 마이모바일 역시 B2B 서비스 제공이 우선이다.

이는 28㎓ 대역 특성에서 비롯됐다. 28㎓ 대역은 기존 5G 이동통신에 쓰이는 3.5㎓ 대역보다 대역폭이 넓어 속도가 빠르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다. 이에 기지국 장비를 더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 그만큼 비용 부담이 크다. 장비 가격은 1대당 2500만~3000만원 수준에 이른다. 2018년 주파수를 할당받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모두 비용 문제를 이유로 장비 구축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 결국 주파수를 정부에 반납했다.

정부는 28㎓ 전국단위망 가격을 통신 3사 할당 당시의 65% 수준인 742억원으로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지만 3년간 최소 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는 사실상 3개 후보 업체 중 없다. 후보로 거론되던 몇몇 대기업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일찌감치 발을 뺐다.

현 후보 3곳의 B2B에 기댄 전략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가 종사자 수 10인 이상 전국 민간 기업체 약 20만7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G를 활용 중인 기업체는 2021년 기준 2.6%(5390곳)에 불과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KT·LG유플러스 28㎓ 대역 할당 취소 이후 보고서를 통해 “B2B 산업 지원을 위한 28㎓ 대역의 기지국은 목표 대비 11%로 미흡하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서류 심사의 관건은 결국 자금력이 될 전망이다. 세종텔레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14억원, 5억원에 불과하다. 스테이지엑스도 신한투자증권 등 투자처가 있지만 컨소시엄이라는 한계가 있다. 마이모바일의 자본력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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