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전용대 (21) 앨범 알려지며 장례식·결혼식 등 다양한 무대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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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공간들이 내 무대가 되곤 했다.
그중에선 임종을 앞둔 사람들, 특히 주님을 모르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 앞에서 찬양을 많이 했다.
'만약 내가 지금 죽는다면 사람들은 장례식장에서 뭐라고 할까. 나를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달은 사람으로 기억할까. 그 사랑을 전해보려 발버둥친 여정을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일까.'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내 삶의 목표는 '늘 선한 영향력을 끼치자. 그래야 잘 죽을 수 있다'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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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라도 주님에게 다가서기 위해
병원이나 장례식장에서 찬양 부탁
결혼식장에선 축가로 눈물바다 되기도
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공간들이 내 무대가 되곤 했다. 그중에선 임종을 앞둔 사람들, 특히 주님을 모르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 앞에서 찬양을 많이 했다. 하나님께선 마지막까지 한 영혼이라도 주님께 다가서게 하려고 나를 사용하셨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병원에서도 내 찬양을 듣는 사람이 많아졌다. 때로는 임종을 앞둔 사람이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갖게 돼 “내가 죽고 난 다음에라도 전용대가 와서 꼭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있는 병원이나 장례식장에 많이 가게 됐다.
장례식장에서 찬양하고 조문객들을 바라볼 때마다 생각이 스쳤다. ‘잘 죽어야 한다.’ 어떤 장례식장은 조문객이 너무 많아 유족들이 조문객에게 인사하느라 쉴 틈 없이 움직이지만, 또 어떤 장례식장은 썰렁하기 그지없기도 하다. 고인을 그리워하면서 지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조문객들이 있는가 하면, 고인의 인생에 남겨진 잘못된 흔적을 안타까워하는 조문객들도 있다.
‘만약 내가 지금 죽는다면 사람들은 장례식장에서 뭐라고 할까. 나를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달은 사람으로 기억할까. 그 사랑을 전해보려 발버둥친 여정을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일까.’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내 삶의 목표는 ‘늘 선한 영향력을 끼치자. 그래야 잘 죽을 수 있다’로 정해졌다.
장례식이 S극 무대라면 결혼식은 N극 무대다. 수많은 결혼식 축가 무대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한번은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다 예수님을 믿고 변화된 삶을 살아가던 분이 결혼식을 앞두고 나를 찾아왔다.
“목사님, 제가 결혼을 합니다. 혹시 축가를 요청해도 될까요.” “그래요? 정말 축하합니다. 당연히 불러드려야죠.” “목사님께서 꼭 불러 주셨으면 하는 축가가 있습니다. 바로 ‘주여 이 죄인이’예요.” “네? 그 곡은 축가로 부르기엔 좀… ‘사랑의 종소리’는 어떠세요?” “아닙니다. 꼭 ‘주여 이 죄인이’를 불러 주세요.”
너무 간절하게 부탁하기에 나는 하는 수 없이 수락을 하곤 결혼식장을 찾아갔다. 예상은 했지만 하객 중에는 검정 양복을 차려입은 주먹잡이들이 식장 한편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주여 이 죄인이’를 불러야 하다니. 그래도 어쩌겠어. 신랑이 그토록 간곡하게 부탁하는데.’
긴장감과 어색함이 혼재된 마음으로 축가를 시작했다.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 내 맘대로 고집하며 온갖 죄를 저질렀네.” 축가를 부르는데 신랑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워하며 축가를 이어가는데 이번엔 신랑 아버지께서 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까지 축제 같았던 결혼식장이 축가와 함께 눈물바다가 됐다. 축가를 시작할 때보다 더 복잡한 마음으로 무대를 내려왔다.
결혼식을 모두 마친 뒤 신랑의 아버지가 내게 와서는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넸다. “젊은이 고맙소. 내 아들 사람 만들어 줘서.” “아버님, 제가 아드님을 사람 만든 게 아니고요. 아드님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들어가셔서 사람다운 사람이 된 겁니다.” 그렇게 ‘주여 이 죄인이’는 죄인이었던 한 사람에게 가장 눈물겨운 축하를 전한 축가로 남았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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