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10억을 받는 대신…
소셜미디어에서 “10억을 받는 대신 1년 동안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면?” 따위의 질문을 종종 본다. 비슷한 질문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 1년 동안 똑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해야 한다거나, 평생 라면이나 치킨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식이다. 자유를 빼앗는 대신 큰돈을 주겠다면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이다.
최근 세계 최고의 유튜브 스타 미스터비스트가 우리 돈으로 약 6억5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수용소처럼 생긴, 창문도 없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방에서 100일 동안 캔 음식만 먹으며 버티는 챌린지를 해서 이를 해낸 두 사람이 상금을 나눠 가졌다. 유튜브 채널에서 한 해 700억원을 버는 미스터비스트는 이렇게 큰돈을 건 챌린지를 하거나,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 자기 채널을 구독하는 지를 물어보고 구독자가 확인되면 자동차를 선물하는 등의 콘텐트를 만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구독자를 늘린다.
이렇게 음식과 이동의 자유를 뺏기는 챌린지는 거슬러 올라가면 동굴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으며 버틴 단군신화의 웅녀를 연상시킨다. 비교적 최근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있다. 이런 콘텐트에서 한국적인 분위기가 난다면 완전히 틀린 추측은 아니다. 미스터비스트는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을 실제 게임으로 바꿔 큰돈을 걸고 경쟁하는 콘텐트를 만들었다. 이 영상이 인기를 끌자 넷플릭스 역시 똑같이 실제 경쟁자들이 도전하는 ‘오징어게임’의 리얼리티 쇼 버전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수용소 환경에서 100일을 버텨 상금을 받은 사람은 그 돈을 어디에 썼을까? 미스터비스트가 하는 것과 비슷하게 낯선 사람들에게 돈이나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하고 그걸로 유튜브 콘텐트를 제작했다고 한다. 인기 유튜버가 되는 데 투자한 셈이다. 그 선택 역시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 1위가 인기 유튜버라는 한국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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