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경보·건물 붕괴·주택 화재…일본이 밤새 떨었다

이영희, 천권필, 서유진 2024. 1. 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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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규모 7.6의 일본 이시카와현 지진으로 현내 와지마시 주택가에 화재가 발생해 집들이 불타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인근 지역에 즉각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일본 혼슈 서부 지역인 이시카와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규모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7.3)보다는 크다. 일본 기상청은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 대형 쓰나미 경보, 후쿠이·사도·도야마현 등에 쓰나미 경보, 홋카이도와 돗토리현 등에는 쓰나미 주의보를 각각 내렸다.

진원지인 노토 지역에서는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의 절대 강도를 뜻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특정 지점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다. 진도 7은 관측 가능한 가장 큰 흔들림으로, 이는 2018년 9월 6일 홋카이도 지진 이후 처음이다.

지진으로 갈라진 와지마 시내 도로 옆에서 대피를 서두르는 주민들. [AFP=연합뉴스]

이시카와현 해안 지역은 진도 6강, 니가타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6약,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등에서는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각각 관측됐다. 혼슈 동남쪽인 도쿄의 고층 빌딩 안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였다.

지진 발생 직후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는 오후 4시21분 1m20㎝의 쓰나미가 도착했다. 도야마시에서도 오후 4시35분 80㎝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 높이 5m의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지역주민들의 조속한 피난을 당부했다. 또 오후 5시 현재 “전국 원전의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이번 지진으로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는 2명, 니가타현에서는 1명이 심정지했다고 일본 TBS가 보도했다. 하야시 장관은 “건물이 붕괴돼 매몰된 사례가 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NHK는 이시카와현 와지마 시내에서 5층 빌딩이 무너져 여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또 이시카와현을 비롯한 인근 지역 3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와지마시 상점가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이시카와 전역에서 도로가 갈라지거나 목조 가옥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시카와현 고마쓰 공항과 도야마현 도야마 공항은 이착륙이 중단됐다. 가나자와·니가타역으로 향하는 신칸센 운행도 멈췄다.

1일 오후 일본 지진해일 여파로 강릉 안목해변에 해수면 상승이 우려되자 소방대원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인 오후 4시11분 총리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오후 5시20분쯤 기자회견을 열어 피난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히 전달할 것과 피해 상황을 가능한 한 빠르게 파악할 것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간, 특히 2~3일은 추가 지진 발생 우려가 있는 만큼 계속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우리 국민의 피해 여부는 지금까지는 접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 기상청은 오후 4시23분에 국외 지진 정보를, 4시35분에 지진해일 정보를 추가로 발표했다.

기상청의 지진해일 관측 정보에 따르면 오후 6시6분에 동해 묵호에 최대 높이 67㎝의 지진해일이 도달했다. 속초와 임원에서도 각각 41㎝와 30㎝의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지진해일은 최초 도달 이후 더 높은 파고가 도달할 수 있으며 24시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추가 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천권필·서유진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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