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드론쇼’ 10만명 추위 속 헛걸음…청룡, 19시간 뒤 지각 비상
새해를 맞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드론 공연이 돌연 취소됐다. 추운 날씨에도 현장을 찾았던 사람들에게선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1일 오후 7시에 열기로 했던 사과 공연도 17분 늦게 시작됐다. 이 공연은 수영구가 드론 업체에 위탁해 준비했다. 예산 약 6000만원을 썼다.
1일 부산 수영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전후로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2024 카운트다운’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다. 드론 2000여대를 띄워 2024년 카운트다운 숫자를 보여준 뒤, 갑진년(甲辰年)의 상징인 청룡 이미지를 밤하늘에 수놓을 계획이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과 수영구 추산 8만~10만명이 몰렸다. 하루 전 열린 리허설 동영상이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면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공연은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오전 0시 30분 취소됐다. 당시 수영구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통신 장애가 생겼다”며 “드론을 정상적으로 제어할 수 없어 공연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영구는 행사 홈페이지에도 사과 공지를 올렸다.
하지만 공연을 보러 왔던 사람들은 수영구 등의 미숙한 대처에 불만을 표시했다. 박모(49·여·기장군) 씨는 “뜻깊은 행사를 보며 한 해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실망했다”며 “부산 이외 지역이나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 항의하는 모습도 봤다”고 전했다. 배모(53·남·수영구) 씨는 “새해를 도둑맞은 기분”이라며 “일 년에 한 번밖에 없는 순간을 이렇게 보내니 분노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1일 오후 다시 열린 사과 공연은 3만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2분 만에 끝났다.
부산=위성욱·김민주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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