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본선 10회 연속 출전, 파리신화 쓰겠다”
“새해 목표는 단 하나,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야죠.”
2024년 갑진년을 맞아 황선홍(56)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황 감독의 새해 소원은 간단명료했다.
그는 “지난해엔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무릎 수술을 하고, 프랑스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딸 결혼식도 치렀다.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정신없이 보냈다”며 “새해는 내 축구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운 올림픽이라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초점을 올림픽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황선홍호는 아직 올림픽 출전을 확정짓지 못했다.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오는 4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예선을 겸한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오는 7월 파리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동시에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다.
한국은 U-23 아시안컵에서 일본·중국·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벌써부터 ‘죽음의 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 감독은 “쉽지 않은 조에 편성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역 시절부터 긴장감이나 부담감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어려운 승부가 오히려 즐겁다. 그런 상황을 잘 이겨내는 게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침착하게 말을 이어가던 황 감독은 일본전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커졌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그는 “그때 경기를 여러 차례 다시 봤다.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를 것”이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10월) 아시안게임의 경험이 올림픽 예선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까지만 해도 경기력이 형편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황선홍호는 악재를 딛고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2-1로 꺾었다.
황 감독은 “마치 ‘1타 강사’처럼 짧은 시간 안에 선수들의 특성을 일일이 파악해 핵심을 짚어주면서 맞춤 계획을 세웠다. 대회를 앞두고 시뮬레이션 훈련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체력 상태를 체크해 어떤 선수를 얼마나 뛰게 할지, 이 선수가 빠지면 그다음엔 누가 들어갈지 플랜A부터 C까지 준비했다. 선수들과 코치진이 합심한 데다 사전에 준비한 모든 계산이 잘 들어맞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선홍호는 지난달 티에리 앙리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U-21 팀과 원정 평가전을 치러 3-0으로 이겼다. 그러면서 황 감독을 향한 비난은 잦아들고 ‘명장’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황 감독은 이미 지도자로서 K리그1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대표팀을 이끌고 거둔 성과는 의미가 남다르다.
황 감독은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3장으로 누굴 뽑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마음 같아선 (김)민재, (손)흥민이, (황)인범이를 뽑고 싶다. 아직 23세인 (이)강인이도 넣고 싶다. 심사숙고해 최정예 멤버를 꾸릴 것”이라며 빙긋이 웃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이다. 황 감독은 “잘 준비해서 꼭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겠다. 그다음엔 ‘파리 신화’를 써서 아시안게임을 넘을 만한 희열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 황선홍은
「 ◦ 나이: 1968년 7월 14일 (56세)
◦ 소속: U-23 축구대표팀 감독
◦ 선수 시절 포지션: 스트라이커
◦ 선수 경력: 2002 한·일월드컵 4강, 월드컵 4회(1990·94·98·2002) 출전, 아시안컵 준우승(1988), A매치 50골(103경기)
◦ 지도자 경력: 아시안게임 금(2022), K리그1우승 2회(2013·16), FA컵 우승2회(2012·13)
◦ 별명: 황새
」
성남=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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