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모아나·피노키오…‘디즈니 100년’ 캐릭터들 소원 담았다
‘언제나 꿈과 희망을 잃지 마라.’
디즈니가 지난 100년간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통해 전해왔던 핵심 메시지다. ‘인어공주’의 에리얼은 인간들이 사는 바다 너머 세상으로의 모험을 꿈꾸고, ‘라푼젤’은 평생을 살아온 탑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개척해간다. ‘모아나’는 섬을 떠나 바다로 나가고 싶어했고, ‘피노키오’는 진짜 살아있는 소년이 되길 바랐다.
3일 개봉하는 영화 ‘위시(Wish)’는 지난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이 같은 메시지를 담아 만든 기념 영화다.
영화는 백성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매그니피코 왕(목소리 크리스 파인)이 다스리는 마법의 왕국 ‘로사스’를 배경으로 한다. 로사스 백성들은 소원이 이뤄지기만을 기다리며 무기력하게 살아갔다.
18세 생일을 앞둔 소녀 아샤(아리아나 더보즈)는 왕을 돕는 견습생이 되기 위해 면접을 보다 우연히 왕의 검은 속내를 알아차린다. 그간 왕은 백성들 앞에선 소원을 구슬에 담아 소중하게 보관하며 언젠가 그 소원을 이뤄줄 것처럼 말해왔다. 하지만 꿈과 희망이 잠재적인 불만의 원천이라 판단했던 그는 소원들은 방치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왕에게 속은 백성들은 소원이 이뤄지기만을 기다리며 일상을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 같이 노래 부르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아샤 할아버지의 소박한 꿈도 왕에게 묶여버린 소원 중 하나다. 아샤는 왕의 손아귀에 잡힌 모두의 소원을 되찾기로 결심한다.
소수의 주인공이 세상을 구하는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달리, 아샤가 왕에게 맞서는 과정에 여러 조력자들이 나타나 고난과 역경을 힘을 합쳐 헤쳐나가는 게 ‘위시’의 특징이다. 아샤의 간절한 부름에 마법을 부리는 ‘별’이 나타나고, 말하는 염소 친구 ‘발렌티노’(앨런 튜딕)도 함께한다.
영화 곳곳엔 디즈니 100년을 기념하는 ‘이스터 에그’(제작자가 작품 속에 숨겨 놓은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피터팬’이 로사스 왕국 주민으로 카메오 출연하고, 매그니피코 왕은 ‘백설공주’ 거울을 보며 “누가 가장 잘생겼냐”고 묻는다. 아샤의 친구들 7명은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에서 따왔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전통적인 2D 기법에 3D 그래픽을 혼합해 디즈니 동화책 같은 고전적 감성과 현대적인 영상미를 모두 느낄 수 있다. ‘겨울왕국’ 시리즈의 크리스 벅 감독 등 디즈니의 최정예 제작진이 참여했다. 한국인 윤나라 애니메이터가 별 캐릭터 작업에 동참했다. 영화는 제81회 골든 글로브상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상 장편 애니메이션·주제가 부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북미에선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나폴레옹’ 등에 밀리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해외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는 “디즈니만의 시각적이고 서사적인 독창성이 부족하다” “지나치게 밋밋한 주인공” 등의 혹평과 함께 48%(만점은 100%)의 저조한 점수를 줬다. 메인 OST인 ‘소원을 빌어’(This Wish)도 디즈니 흥행작 ‘겨울왕국’의 OST ‘렛 잇 고’만큼 매력적이진 않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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