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기 안 쓴다더니…북한제 폭탄 든 러군, 방송에 버젓이 등장
러시아 국영 방송에 우크라이나 전선의 러시아군 병사들이 북한제 152㎜ 포탄으로 보이는 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등장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는 북한제 무기 수입 의혹을 부인해 온 터라 보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 몇주 사이 러시아 언론 매체들이 내보낸 여러 이미지와 영상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다양한 형태의 북한제 로켓과 포탄이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예컨대 지난달 25일 러시아 국영 방송이 내보낸 영상에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장악지역인 루한스크 인근에서 러시아군 병사들이 제조원 불명의 152㎜ 포탄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무기 전문가 주스트 올리먼스는 "북한제 포탄은 밝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장약 탄피 부분에 플라스틱이 쓰이는 특징이 있다"면서 "해당 포탄은 북한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런 특징을 지닌 무기가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첫 사례"라면서 "이제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합리적 의심 수준을 넘어 확실히 입증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를 다루는 텔레그램 채널 등에서도 러시아군이 북한 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NK뉴스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북한제로 보이는 무기의 모습이 포착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버젓이 등장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먼스는 "지난해 10월 말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친러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제 152㎜ 다연장 로켓탄이 찍힌 이미지가 올려졌고, 같은 해 12월에는 러시아 국방부 소셜미디어의 영상에 북한제 122㎜ 로켓탄으로 보이는 무기가 찍히는 일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제 무기를 수입했다는 의혹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현재 유엔 제재에 따라 북한제 무기 수입은 금지돼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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