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중국' 삼국지 깨지나…구글·MS도 참전, AI폰 대전
2024년은 ‘AI(인공지능)폰 전쟁’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달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애플 아이폰16에도 기기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된다. 이미 구글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픽셀8 시리즈를 통해 AI 스마트폰 시대를 선언했다. 사진·메시지·음성 인식 등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에 모두 생성 AI 기술이 적용됐다.
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47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보다 약 6% 줄어 10년 내 최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4700만 대에 불과했던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연평균 83%씩 늘어나 2027년에는 5억22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출시될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에는 칩에 AI 전용 기능이 탑재됨에 따라, 거대언어모델(LLM)도 클라우드 접속 없이 스마트폰에서 바로 구현된다. 혁신 경쟁이 주춤해진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생기는 것. 업계에선 지난 15년간 굳어진 3자 구도, 즉 ‘점유율의 삼성, 매출의 애플, 가성비의 중국(화웨이·샤오미 등)’ 구도가 AI폰을 계기로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보다 AI
2007년 첫 아이폰 출시·2010년 갤럭시S 출시 이후 그동안 스마트폰 기기의 성패는 대부분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결판났다. 전 세계 99% 스마트폰이 ARM 기반 AP를 사용하는 만큼 성능 우열이 금방 가려졌다. 자체 운영체제(OS)인 iOS를 비롯해 AP 설계까지 모두 내재화한 애플은 별도의 생태계를 앞세워 시장에서 가장 달콤한 과실을 맛봤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나머지 제조사들은 삼성이나 화웨이처럼 AP 설계를 자체적으로 하거나 퀄컴·미디어텍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에 기대어 시장을 나눠 가졌다.
‘퍼즐 한 조각’은 AI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해 열세로 평가받은 ‘서비스’를 AI를 통해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실시간 통화 통역·이메일 요약 기능 등 핵심 사용자 서비스를 모두 자체 개발해 지난 15년 동안 구글에 의존하며 넘겨줬던 소프트웨어 분야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또 ‘안드로이드 동맹’ 관계인 구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과 함께 반(反)애플 연합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AI인 ‘삼성 가우스’뿐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 등 다양한 AI 모델을 스마트폰에 복수로 탑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AI 분야 성능을 대폭 개선한 AP 엑시노스2400이 이를 얼마나 뒷받침할 지가 관건.
애플은 ‘칩-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연결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압도적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AI 경쟁에서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블룸버그의 지난 10월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약 10억 달러(약 1조3500억원)를 생성 AI에 투자해 경쟁사 따라잡기에 나섰다. 자체 iOS 생태계를 중심으로 구글·MS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의 별도 AI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도상국 등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당분간 퀄컴·미디어텍 등이 설계한 AP를 활용해 기기에서 AI 서비스를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웨이는 AP는 물론, 자체 개발 AI까지 스마트폰에 탑재해 대중(對中) 기술규제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MS가 온다
오픈AI와 손잡은 MS는 챗봇 코파일럿과 클라우드 기술력을 내세워 모바일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지분 확대에 나선다. 지난 15년간 모바일 시장에선 애플·구글에 밀렸지만, MS는 오픈AI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AI 시장에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AI 산업에서 핵심 소프트웨어 인프라 기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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