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도산 위기감 커지는 건설업계…‘공급 절벽’ 부르나

신준섭 2024. 1. 1. 18: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업계 16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나돌던 위기설은 이미 현실로 확인됐다.

관련 지표는 모두 올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

주요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올해 줄줄이 도래하는 가운데 건설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연간 기준으로 2020년 16.6%, 2021년 9.2%, 2022년 10.1% 증가세를 이어오던 건설 수주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고금리 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부도 위기감 상승
경기 침체 속 PF 만기 도래
악성 미분양 등 악재만 가득
정부, ‘옥석 가리기’로 선별 지원

지난해 업계 16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나돌던 위기설은 이미 현실로 확인됐다. 관련 지표는 모두 올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 주요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올해 줄줄이 도래하는 가운데 건설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정부도 ‘옥석 가리기’를 통한 구조조정에 무게를 둔 만큼 당분간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부동산 PF발 금융 불안뿐 아니라 향후 부동산 공급 절벽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모두 134조3000억원 규모다. 한해 사이 17조4000억원이나 급등했던 2022년(130조3000억원)에 이어 4조원 정도 더 늘어났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상승폭이 둔화했지만 우상향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빚의 시한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을 비롯한 16개 주요 건설사의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이 62% 정도를 차지한다. 16개 주요 건설사 중 PF 규모가 자기자본을 웃도는 곳은 태영건설 외에도 2곳이 더 있다.

태영건설은 결국 만기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정부는 PF 발 위기 확산을 진화하겠다고 나섰지만, 대상은 한정될 전망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비상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사업성에 기반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사업장은 신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악성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 건설사 도산 사례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전년(362곳) 대비 41.4% 늘어난 512곳에 달했다.

더욱이 역대급 불황을 걷고 있는 건설시장이 당분간 반전할 계기를 찾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사 완료 후에도 분양되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1월 기준 1만465가구 전월(1만224가구)보다 2.4% 늘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표 격인 건설수주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2020년 16.6%, 2021년 9.2%, 2022년 10.1% 증가세를 이어오던 건설 수주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고금리 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 향후 공급 절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건설업계는 경기 하락에 따른 부동산 거래 침체와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공급 물량을 줄이고 있다. 주택 건설 착공실적은 지난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17.2% 감소한 이후 2~10월 사이 매달 적게는 35.9%에서 많게는 71.1%까지 급감했다. 여기에 유동성 위기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겹치게 되면 올해도 착공 물량 증가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달 경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낮은 수준을 지속해 향후 주택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