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필, 밥 먹는 ‘디너쇼’여야 했던 기막힌 이유…‘완숙한’ 돌잔치 [홍종선의 연예단상㉟]

홍종선 2024. 1. 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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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이 더 기대되는 가수 김용필 ⓒ이하 비스타컴퍼니ㆍ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룡의 해, 갑진년이 밝았다. 2024년에도 트로트는 블루오션일 것이고, 새해 큰 도약을 전망케 하는 가수를 세밑 연말 디너쇼에서 만났다. 김용필이다.

지난 30일 저녁 서울 남산의 공연장을 찾으면서도 데뷔 1년의 신인가수가 어떻게 벌써 대규모 콘서트가 가능할까, 왜 디너쇼 형식일까 궁금증이 컸다. 다채로운 무대를 보며, 아니 즐기며 물음표는 사라졌다. 김용필의 말에서 궁금증도 풀렸다. 왜 디너쇼여야 했는지, 쉬운 얘기부터 해볼까.

“우리가 만나면 말하죠, 식사하셨습니까? 고마운 일이 있으면, 밥 한 번 사겠습니다. 미운 사람에게는, 국물도 없어! 우리나라 사람에게 밥은 참 중요합니다. 가족을 식구라 하죠, 한집에 살 뿐 아니라 같이 밥을 먹는 사이가 가족입니다. 오늘 뜨끈한 밥 같이 드셨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한 식구입니다.”

식구라는 말로 팬을 가족으로 만드는 김용필, 기막히다. 사실, 이미 가족이다. 데뷔 1주년을 맞은 ‘걸음마 신인가수’ 김용필을 위해 팬들은 돌상을 차리고 튼실한 초 하나를 밝혀 축하했다.

‘낭만지기’ 김용필 ⓒ

2023 낭만 김용필 디너쇼는 ‘김용필의 낭만 도화지’를 제목으로, 5가지 테마가 도화지 위에 펼쳐졌다. ‘미스터 트롯 2와 김용필’, ‘사랑’, ‘우리의 삶, 인생 이야기’, ‘용필의 노래’, ‘낭만의 밤’이었다.

첫 번째 테마에서는 혜성처럼 나타나 많은 이를 놀라게 했던 ‘미스터 트롯 2’ 무대가 재현됐다. 1년 새 가수로서 성장을 보여주는 가창력, 아나운서 출신답게 품격 있는 진행이 돋보였다. 지난해 1월 ‘낭만에 대하여’로 갑자기 화면을 찢고 나왔을 때 트로트계는 물론이고 전 장르를 통틀어 ‘본 적 없는 캐릭터’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자신만의 독보적 매력을 한층 농축시켰음을 과시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테마 부문에서 김용필은 ‘별이 빛나는 밤’에 버금가는 인기 프로그램 ‘낭만이 빛나는 밤’을 진행하는 ‘낭만지기’가 됐다. 팬클럽 ‘용feel하모니’(팬들이 마치 ‘용 필하모니’ 단원들처럼 지휘자 김용필을 중심으로 점잖게 똘똘 뭉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 가운데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사연들을 소개한 뒤 노래가 이어졌다. 라디오로 들어도 행복했던 이들인데 ‘낭만지기’가 눈앞에 있고, 노래도 생음악으로 그것도 ‘낭만지기’가 직접 불러주니 환상 그 자체다.

일일이 빨갛고 노랗고 파란 봉투에 소중히 담긴 빨갛고 노랗고 파란 도화지에 적혔던 사연을 일일이 전하기 어렵지만, ‘김용필 매직’인가 싶은 놀라운 경험담들이 장내에 울렸다. 연인과 가족 간에 사랑의 징검다리를 놓아준 이야기는 기본, 환자 자신은 물론 의사도 놀랄 만큼 암이나 희소병에 빠른 회복과 치유를 불러온 ‘김용필 노래의 힘’이 전파될 때마다 공연장에는 축하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겹겹의 매력을 더해 가고 있는 가수 김용필 ⓒ

네 번째 테마에서는 남의 노래가 아닌 김용필의 노래 세 곡이 울려 퍼졌다. 가수로서 생애 첫 번째 노래 ‘낭만연가’, 지난달 27일 발매된 신보에 담긴 ‘사내의 밤’과 ‘좋은 사람 만나도 돼요’가 공개됐다. ‘좋은 사람 만나도 돼요’는 김용필의 한결 밝은 매력을 발견하게 한다.

‘사내의 밤’은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 오마주 곡답게 도라지 위스키의 짙은 감성을 바탕으로 김용필에게 ‘야수미’가 있음을 새로이 보여주는 곡이었다. ‘미스터 트롯 2’ 마스터와 참가자로 만난 박선주와 김용필의 인연이 확장된 보람을 느끼게 한다. 박선주의 육아로 인한 작곡 휴지기를 끝내게 하는 ‘자극’을 준 김용필에게도 고마운 곡이다.

다섯 번째 테마 ‘낭만의 밤’은 가수 김용필의 새로운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재즈 가수 윤희정의 공연에 ‘시크릿 게스트’로 서기 위해 11번을 만나 함께한 덕분인지 ‘반듯한 정석’ 느낌의 김용필이 엇박자 재즈도 소화할 수 있고, 경쾌한 댄스곡마저도 무척 잘 어울리는 가수임을 확인시켰다.

특히나 ‘미스터 트롯 2’ 경연에서 춤추며 노래하다 어이없는 실수가 더 어이없는 탈락으로 이어져 그를 응원했던 숱한 이들을 침울로 몰아갔던 ‘평행선’을 잊게 하는 무대였다. 새해 댄스곡을 발표한다는 언급을 실행으로 지켜낸다면, 김용필 자신도 팬들도 ‘완전히’ 댄스곡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터이다.

스타 탄생, 김용필 ⓒ

원맨쇼, 라는 말이 적절하다. 노래와 퍼포먼스는 당연히 그의 몫, 콘서트 사회부터 “건반 데시벨 높여 주세요” 무대 진행까지, 혼자 다 했다. 많은 탤런트를 지닌 게 가장 큰 이유겠으나 ‘늦깎이 신인’이어서 가능한,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경험과 시간의 힘이 가수 김용필을 빛내고 있었다.

아니, 스스로 빛나니 말 그대로 ‘스타’, 2024년 크게 빛날 신성이 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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