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로 쩍쩍 갈라졌다…"3명 심정지, 6명 매몰" 인명피해 속출

이영희, 정수경, 서유진 2024. 1. 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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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일본 혼슈(本州) 서부 지역인 이시카와(石川)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이시카와현을 비롯한 인근 지역 3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 반도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의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한신·아와지대지진(7.3)보다는 큰 규모다.

1일 일본 이시키와현 와지마시에서 지진으로 가옥이 무너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지진으로 이시카와현뿐 아니라 야마가타(山形), 니가타(新潟), 도야마(當山), 후쿠이(福井), 효고(兵庫)현 등 동해와 접한 일본 북부 해안에 1~5m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진원지인 노토 지역에서는 최대 진도7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이 정한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의 절대 강도를 뜻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특정 지점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다.

1일 오후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 시내의 도로 바닥이 지진으로 갈라져 있다. AP=연합뉴스


진도7은 관측 가능한 가장 큰 흔들림으로, 일본에서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2018년 9월 6일에 홋카이도(北海道) 지진 이후 처음이다. 이시카와현 해안지역은 진도 6강(强), 니카타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6약(弱), 이시카와현 가나자와(金沢) 등에서는 진도 5강의 강한 흔들림이 관측됐다. 혼슈 동남쪽인 도쿄(東京)의 고층 빌딩 안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였다.

김경진 기자


이시카와현 와지마(輪島)시에는 이날 오후 4시 21분 1m 20cm의 쓰나미가 도착했다. 도야마(富山)시에서도 오후 4시 35분 80c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당초 최대 5m의 쓰나미가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발생한 쓰나미는 그보다 낮았다. 쓰나미는 1파에 이어 여러 차례 연이어 도달하기 때문에 현지에는 계속해서 쓰나미 경보가 발령 중이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시점으로 "전국 원전에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3만 가구 정전 등 피해 잇달아

이번 지진으로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는 2명, 니가타현에서는 1명이 심정지했다고 일본 TBS가 보도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돼 생매장된 사례가 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와지마 시내에서 5층 빌딩이 무너져 여러 명이 다쳤다고 NHK가 전했다.

이시카와 전역에서 도로가 갈라지거나 목조 가옥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와지마 소방 당국에는 가옥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최소 30건 접수됐다. 또 와지마시 상점가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1일 오후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뒤 가옥이 무너진 모습. AFP=연합뉴스


이시카와현에서는 오후 5시 15분 현재 3만2800가구가 정전됐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니가타현에서 1500가구, 도야마현에서도 90여 가구가 정전됐다. 이시카와현의 고마쓰(小松) 공항과 도야마현 도야마 공항은 비행기 이착륙이 중단됐다. 가나자와·니가타역으로 향하는 신칸센 운행도 멈췄다. 니가타현과 이시카와현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인 4시 11분 총리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오후 5시 20분쯤 기자회견을 열어 ▶피난 정보를 국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할 것 ▶피해상황을 가능한 한 빠르게 파악할 것 등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간, 특히 2∼3일은 추가 지진 발생 우려가 있어 계속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이번 강진으로 인한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우리 국민의 피해 여부는 확인 중이며 지금까지는 접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현지 공관은 지진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우리 국민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교민은 진앙과 가까운 지역인 이시카와현에 1200여명, 도야마현에 800여명 등이 각각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서유진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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