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과일 물가… 제철 감귤 25% 급등, 사과는 작년보다 2배↑

문수정 2024. 1. 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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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 과일 매대에서 김모(46)씨는 한참을 서성였다.

김씨는 감귤, 딸기, 사과, 샤인머스캣 등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김씨가 말한 것처럼 제철 과일 가격은 실제로 더 올랐을까.

제철을 맞은 감귤 딸기 단감 모두 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게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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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사과 매대 앞에서 한 쇼핑객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 과일 매대에서 김모(46)씨는 한참을 서성였다. 김씨는 감귤, 딸기, 사과, 샤인머스캣 등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김씨는 “과일이 제철에 더 값이 내려가야 할 것 같은데 귤도 딸기도 지난 11월보다 더 비싸진 것 같다”며 “제철 과일 가격마저도 오르는 거 보면 올해도 먹고사는 게 팍팍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가 말한 것처럼 제철 과일 가격은 실제로 더 올랐을까. 김씨의 체감은 ‘기분 탓’이 아니다. 제철을 맞은 감귤 딸기 단감 모두 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게 팩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노지 감귤(5㎏·S급) 한 상자 가격은 2만1240원으로 한 달 전 1만7000원보다 24.9%, 1년 전 1만6584원보다 28.1% 올랐다. 최근 5년 평균값(최저·최고가격 제외)을 뜻하는 평년 가격(1만3984원)과 비교하면 51.9%나 뛰었다. 1.5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딸기(2㎏·상품) 도매가격은 같은 날 기준 3만8950원이었다. 1개월 전 비교 자료는 없지만 일주일 전 3만7750원보다도 3.2% 올랐다. 1년 전 3만4336원 대비 13.4%, 평년 가격 3만2203원보다 21.0% 상승했다. 딸기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는 폭염과 폭우가 꼽힌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딸기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감 가격 변화는 더 드라마틱하다. 단감(상품·10㎏) 도매가격은 5만4220원으로 1년 전 3만3060원보다 64.0% 급등했다. 평년 가격 3만4369원보다는 57.8% 오른 금액이다. 단감은 지난해 탄저병이 발생해 생산량이 2022년보다 32%가량 줄면서 가격이 뛰었다.

딸기와 단감은 생산량 저하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는데, 감귤은 다른 양상이다. 감귤은 생산량 변화가 거의 없다. 오히려 고품질 상품을 가려서 출하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이 다달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노지감귤 한 상자 가격이 1만5544원이었는데, 본격 제철이 시작한 지난달 말(2만1240원) 오히려 36.7%가량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감귤 가격은 통상 노지 감귤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 10월이 본격 제철을 맞은 12월보다 비싸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제철에 더 가격이 올랐다.


생산량이 감소하지 않았는데 감귤 가격이 오른 건 왜일까. 무엇보다 감귤로 몰린 ‘수요’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제철 과일이 감귤밖에 남지 않으면서 감귤로 수요가 몰렸고 가격 상승으로 연결됐다. 요컨대 다른 과일 가격의 급등이 감귤 가격마저 밀어 올린 상황이다.

과일 가격 급등은 지난가을부터 계속되고 있다. 사과와 배 가격이 제철에도 전년 대비 30~50% 이상 상승했다. 가파른 급등세는 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과(후지 품종·상품·10㎏) 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8만3600원으로 1년 전 4만500원보다 106.4%, 평년 4만4315원보다 88.7% 크게 뛰었다. 배(신고·상품·15㎏)는 7만440원으로 1년 전 4만620원보다 73.4%, 평년 4만8681원보다 44.7% 올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가을부터 과일 가격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른 과일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과일이 전반적으로 비싸졌다”며 “설 명절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과일 가격이 내릴 요인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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