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결' 외치며 DJ·盧 참배…'이재명 2선 퇴진' 57% 찬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현충원과 봉하마을을 찾으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국민 마음속의 불씨마저 꺼져가는 희망을 살리고 상처와 고통을 보듬겠다”며 “국민 삶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크고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과 민주당이 가진 것은 오직 ‘절박함과 절실함’ 뿐이다”며 “다가올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과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만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신년 인사회에서도 이 대표는 “어려운 지금의 현 상황을 민주당이 반드시 깨고 더 나은 길,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청룡의 힘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힘 있게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우리 주변에 끊임없이 밀려오는 또 다른 유혹의 손길도 과감히 물리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어떤 형태의 분열이나 당의 혼란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나 된 힘으로, 통합된 힘으로 내년 총선에 나아가는 게 용기 있는 태도다”고 말했다. 문희상 상임고문도 “같은 배를 탄 사람은 서로 도와야 한다는 뜻”이라며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거들었다. 지도부는 ‘우리는 하나다, 똘똘 뭉쳐’, ‘이재명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대표는 오전엔 서울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봉하마을에는 민주당 지지자 약 800명이 운집했다.
권양숙 여사는 이 대표에게 “대표가 항상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나무가 거목으로 자랄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냐, 흔들리는 과정 끝에 단련되고 지혜가 생긴다. 무난하기만 하면 어떻게 지혜가 생기겠느냐”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가 “더욱더 노력해서 다가오는 선거 잘 준비하겠다, 더 단합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같은 자리에서 권 여사를 면담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잘 판단해서 어떻게 하면 선거가 잘 될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이 대표에게 언급한 ‘현애살수(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는다)’의 의미를 묻는 말에는 “여러분도, 나도 이미 다 아는 것 아니냐. 이미 이 대표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기탄없이 다 했고,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대표의 몫”이라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이낙연 신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2선 후퇴나 사퇴를 전제로 하는 무리한 요구는 당심도 민심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과반인 57%가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매우 찬성 37%, 약간 찬성 20%)고 답했다. 경향신문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한 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통합비대위를 출범시켜야 하냐”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50%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41%)을 앞섰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해=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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