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에 與 현직 당협위원장 합류…李 “돼지 눈엔 돼지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가칭 ‘개혁신당’에 국민의힘 수도권 현직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개혁신당이 1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신년하례회에는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이자 재선 의원 출신의 문병호 전 의원이 참석했다. 이 전 대표와 함께 맨 앞자리에 앉은 그는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다. 신당에는 아직 현역 의원이 단 한 명도 합류하지 않았지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이었던 천하람 변호사에 이어 두 번째 현직 당협위원장의 합류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 탈당하고 (신당에) 합류하려 한다”며 “(주변 당협위원장 중에서) 아직 탈당하고 합류할 인사는 많지 않지만, 흔들리는 사람은 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 때 영등포갑에 출마해 낙선했던 그는 이번 총선에선 본인이 재선을 했던 인천 부평갑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합류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했던 허은아 의원도 조만간 합류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허 의원은 본인이 필요한 방식으로 그리고 필요한 일들을 하고 난 뒤 합류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날짜를 특정해 밝히지는 않겠지만, 합류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비례대표인 허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게 되면 의원직을 자동 상실한다.
이준석 신당은 새해 첫날부터 여권을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신년하례회에서 “돼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돼지만 보인다”며 “권력만을 노리는 패거리 카르텔이 자신이 뜻하는 대로 안 되면 상대를 패거리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고 말했다. 이어 “그 패거리 카르텔 몰이가 우리 사회의 많은 소시민의 꿈과 희망, 천직을 앗아갔다”며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정치 세력의 교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신년사에서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밝힌 걸 비틀어 공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로 회귀했다는 진단도 내렸다. 그는 “국민의힘 빼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빼기(-) 이준석 정도 하면 아마 자유한국당 정도가 남을 것”이라며 “제가 당 대표를 할 때는 당 가까이에 오지 못했던 분들이 개혁보수 세력이 당을 이탈하고 난 다음부터 또다시 당을 자유한국당으로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명징하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칼을 겨눴다. 한 위원장이 자주 쓰는 ‘동료시민’ 표현과 관련해 “단어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하수인처럼 행동하거나 전체주의·일방주의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멋들어지게 용어 하나 쓴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채 상병 사건, 이태원 참사,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 등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언급하며 “대형 건설사의 부도 위험에 수십 조의 자금 지원을 거리낌 없이 언급하면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과의 대화에는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그러고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대부분이 어렵게 빚을 내어 살 곳을 마련한 2030 세대”라며 “그들이 믿고 의지할 정치적 결사체가 없다면 개혁신당이 그 역할을 자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하례회에는 이 전 대표와 천하람·이기인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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