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코앞, 시진핑 신년사 “조국 통일은 역사필연”

신경진 2024. 1. 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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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중국 베이징 쇼핑몰 전광판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4년 신년사를 방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신년사에서 대만과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유권자에게 보낸 경고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31일 밤 중국중앙방송(CC-TV)에 방영된 신년사에서 “조국 통일은 역사의 필연”이라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포는 손잡고 같은 마음으로 민족 부흥의 위대한 영광을 함께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1년 전인 2023년 신년사에 비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당시엔 “해협 양안은 한 가족”, “양안 동포가 손잡고 중화 민족의 복지를 함께 창조하자”고 발언했다.

최근 시 주석의 대만 관련 발언이 한층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라”며 “중국은 끝내 통일되고 필연적으로 통일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월 26일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연설에선 “조국은 반드시 통일되고 필연적으로 통일된다”며 현상 변경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시 주석의 '대만 정책 성적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왕신셴(王信賢) 대만 정치대 교수는 최근 “만일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가 당선 후 8년을 집권한다면 시진핑이 2027년 21차 당 대회에서 남더라도 20년 대부분을 민진당이 집권하게 된다”며 “이 경우 그의 대만 정책을 성공으로 볼 수 있을까” 반문했다. 중도 성향의 대만 연합보는 “특히 13일 투표 종료부터 5월 20일 취임까지 4개월이 매우 중요하다”며 “베이징은 미국의 압력을 통해 라이칭더가 취임 연설에서 일정한 보증을 제시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FT는 지난달 30일 2024년 국제정치를 전망하면서 라이칭더의 당선이 중국의 대만 공격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라이칭더는 베이징에 공격 빌미를 주지 않는 차이잉원의 정책을 따를 것”이라며 “시 주석의 중국 지도부도 군사 압박, 정치 침투, 경제 유혹, 국제 고립을 높여간다면 전쟁 없이 통일의 기회가 여전히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習 “기업 경영, 국민 취업·생활 어려워”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중국 경제의 부진을 인정하고 장기적인 경제 안정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부 기업은 경영 압력에 직면했고, 일부 군중은 취업과 생활에서 어려움에 부딪혔다”며 “내년에는 경제 회복 추세를 굳혀 경제의 안정적이고 장기 발전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시 주석은 최근 지난해 중국 경제가 5%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열린 전국정협 간담회에서 “2023년 중국 경제 총량이 126조 위안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연설에서 2022년 수치를 120조 위안으로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5%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다. 지난 31일 중국통계국이 발표한 2023년 12월 제조업구매담당자 경제지수(PMI)는 49.0에 불과했다. 11월 대비 0.4%P 줄어든 수치다. 3개월 연속으로 경기 하강을 의미하는 50선을 하회했다. 부동산 불황에 따른 수요 부족이 이어지고 대규모 폭설로 경제 활동이 위축을 받았다고 중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2024년 신년사 연설 화면을 통해 처음 공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무실의 가족사진. 펑리위안 여사와 외동딸 시밍쩌가 보인다. CC-TV 앙시망
2024년 신년사 연설 화면 중 시진핑 주석 집무실 뒤쪽 책장에 놓인 사진 16장 가운데 붉은 동그라미로 표시한 5장이 새롭게 선보였다. CC-TV 앙시망



한편, 이번 신년사 영상으로 시 주석의 집무실 모습이 1년만에 공개됐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12년째 신년사 영상으로만 집부실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집무실 서가에 있는 사진 26점 중 15점이 지난해 신년사 영상에서 보이지 않던 사진으로, 지난 한해 현장을 시찰하던 모습과 가족 사진 등이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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