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올해도 힘들다…공사비 오르고 PF 구조조정도 가속화

백민정 2024. 1. 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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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6일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뉴스1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가 공사비 상승으로 올해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3.37로 3년 전(2020년 11월)과 비교해 27.57%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재료·노무·장비 등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공사비 변동을 추적하는 지표다.

2020년 11월 120.2이던 지수는 2021년 11월 138.62, 2022년 11월 148.84, 지난해 11월 153.37로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공사를 할 때 드는 비용이 3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임금이 오른 영향이 크다. 주요 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지난 2년간 20~24% 올랐고,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 일 평균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올랐다.

문제는 올해도 공사비 상승이 지속돼 업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 비중이 크면 사업성이 떨어져 착공으로 이어지기 힘들고,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고분양가로 미분양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맞물려 PF 구조조정이 조기에 진행될 수 있다”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건설사 20여 곳 가운데 장기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곳은 GS건설(A+), 롯데건설(A+), HDC현대산업개발(A), 신세계건설(A) 등 4곳이다. 롯데·신세계건설은 과중한 PF 우발채무, GS건설과 HDC현대산업에 대해선 부실 시공에 따른 후속 행정처분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앞서 한신평은 태영건설이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직후 태영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CCC로 강등했다.

신한투자증권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계기로 건설 부문에서 투자 자금이 유출되고, 신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악순환 구조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시공순위 하위권 중심으로 부실 사업장, 건설사 정리가 예상되나 시장 심리가 위축될 경우 상위 건설사의 부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다만 삼성증권은 “2022년 레고랜드(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 학습효과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충격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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