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신년사에 언급되지 않은 경제 수치들
[임병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1월 1일 신년사 |
ⓒ KTV 유튜브 갈무리? |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신년사에서 '민생'보다는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1월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신년사 전문을 보면 '민생'은 9차례, '개혁'은 11차례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때문에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늦춰지면서 민생의 어려움이 컸다"면서 "민생 현장에서 국민을 볼 때마다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는 민생을 국정의 중심에 두고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 기조를 원칙으로 삼아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한편 물가를 잡고 국가신인도를 유지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수치를 보면 2023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3%를 넘었다. 다초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보다 높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대비 20%, 농축수산물은 3.1%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품목별로 담당 공무원을 배치하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에서 나왔던 '쌀 실장', '기름 실장'의 부활이냐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시장이 정치와 이념이 아니라 경제 원리에 맞게 작동되도록 시장을 왜곡시키는 규제를 철폐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켰다"면서 "부동산 PF, 가계부채와 같이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지난 한 해 동안 잘 관리해 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전문가들은 역대급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태영건설이 대출 보증 채무를 지니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장은 121개로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대전, 강릉, 부산, 창원 등 전국적인 규모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3분기 기준 1875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2%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긴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위기설에 "그럴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1월 1일 신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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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면서 '불법 행위 엄정 대응', '국가가 책임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돌봄 제공', '과학적 수리 분석과 여론조사를 통한 연금 개혁' 등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노사를 막론하고 불법 행위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지만 보수 언론과 기업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믿을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올해 9월까지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지만, 공사 금액 50억 원 이상 건설현장에서는 오히려 18.3% 늘어났다는 점에서 노동개혁이 사주와 기업가에게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돌봄을 책임지겠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언 장담했다. 교사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과 재정 상황에서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우려한다.
또한 윤 대통령은 "철저한 과학적 수리 분석과 여론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정리해 지난해 10월 말 (연금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험료 인상이나 소득대체율, 수급개시연령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맹탕'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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