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8번만 더 하면 환갑"…60세까지 콘서트 꿈꾸는 박진영
“감히 60세까지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제 딱 8번만 하면 환갑입니다.”
JYP엔터테인먼트 대표(CCO, 창의성 총괄 책임자)이자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진영(52)이 선글라스를 쓴 채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퍼포먼스를 펼치자 객석에서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지난달 30일,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80’s Night’(80년대의 밤)을 개최한 박진영은 “먹는 것도 조심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이대로 최고의 환갑 공연 보여드리겠다”고 6000여 명 관객 앞에 약속했다.
19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탄 듯
공연은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 KBS ‘젊음의 행진’ 음악으로 시작했다. 박진영은 사전 녹음된 배우 이덕화의 “JYP 부탁해요” 소개 멘트에 맞춰 등장했다. 본인이 부른 히트곡 외에도 작곡한 노래 ‘노바디’(원더걸스), ‘성인식’(박지윤), ‘거짓말’(god) 등 무려 40곡의 세트리스트를 1980년대 분위기로 편곡해 노래하고 춤췄다.
지난해 11월 청룡영화제 축하무대로 화제를 모았던 ‘스윗 드림스’(유리스믹스)를 부를 땐 “2023년 내 최고의 히트곡”이란 농담을 던지는 여유도 보여줬다. 게스트론 1980년대 최고의 인기스타 박남정과 김완선이 참여했다.
이번 공연 콘셉트에 대해 박진영은 “1980년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 시대다. 두 개의 해류가 만나면 어종이 풍부한 것처럼 이 시기의 풍성한 음악은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래서 1980년대 음악에 집착하고 그때의 음악을 사랑한다”고 소개했다.
박진영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무대 위를 휘저었다. 유연한 긴 팔과 다리로 22년 전 히트곡 ‘허니’, ‘스윙 베이비’, ‘그녀는 예뻤다’를 50대의 나이에 그대로 소화하는 저력도 보여줬다. 그는 “1~10월까진 대표로서 회사 일을 하고, 11월에 신곡을 준비해 12월 딱 한 달 가수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동안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모아 12월에 모든 것을 분출한다”고 말했다. 또 “신년 12월에도 신곡을 내고 이맘때 콘서트를 할 건데 꼭 와달라. 앞으로 8번 더 할 테니 60세 콘서트까지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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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건넨 ‘골든걸스’
박진영의 80년대 음악을 향한 진심은 KBS2 예능프로그램 ‘골든걸스’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티나 터너, 휘트니 휴스턴으로 대표되는 8090 소울 음악에 뿌리를 둔 인순이(66), 박미경(58), 신효범(57), 이은미(57)를 불러 모아 걸그룹을 만들었다. 멤버들은 뉴진스와 아이브 커버무대부터 댄스 챌린지까지 4세대 걸그룹의 노래와 안무를 공부했다.
‘골든걸스’의 시작은 박진영이 좋아하는 시대 음악의 투영이었는데, 방송 론칭 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평균 나이 59세 가수들의 도전 정신에 공감한 MZ세대의 호응 속에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5%(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에선 예능 장르 주간 신규유료가입견인 콘텐트 2위에 올랐다. 공식 유튜브의 총 조회수는 3000만뷰에 육박하고 있다(12월 27일 기준).
지난해 연말엔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는 기록을 썼다. 인순이는 “이 나이에 신인상이라니. 시작할 때 과연 이게 될까 싶었는데 현실이 되어버렸다. (여러분) 꿈 꾸십시오”라는 소감을 남겼다. 박미경은 “가수로서 방황할 시기에 손을 내밀어 준 진영이한테 감사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골든걸스’는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3만5000명 관중이 모인 일본 베루나돔 무대에 오르고 마이니치 신문과 인터뷰를 가지며 해외 진출의 의지를 다졌다. 박진영 작사·작곡의 신곡 ‘원 라스트 타임’에서 “안 해본 도전은 다 실패야”라고 외친 네 멤버들은 신년에도 도전을 이어간다. 두 번째 신곡인 박진영표 사랑 노래를 발표하고 2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예고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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