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 대기업총수 4명 보수 총 356억…'221억 회장님' 누구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총수 10명 중 6명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명은 미등기 임원으로서 2022년 연간 총 356억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10대 대기업집단(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GS, HD 현대, 신세계, CJ) 총수 중 미등기 임원으로 계열사에 등재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6명이다.
이들 가운데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회사에서 보수를 받은 총수는 이재현 회장, 신동빈 회장, 이명희 회장, 김승연 회장 등 4명이다.
가장 많은 보수를 가져간 총수는 이재현 회장이었다. 그는 CJ와 CJ CGV, CJ ENM, CJ 대한통운, CJ 제일제당 등 5개 회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됐으며, 이 중 CJ와 CJ ENM, CJ제일제당 등 3곳의 회사에서 1년 동안 221억4000만원가량의 보수를 받았다.
같은 기간 3사 대표이사들에게 지급된 보수의 총액은 78억9000만원이었다. 미등기 임원인 이재현 회장이 등기 대표이사들보다 3배 가까이 많은 보수를 가져간 것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롯데물산과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3곳의 회사에서 52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46억8000만원을, 김승연 회장은 한화에서 36억원을 각각 미등기 임원 보수로 챙겼다.
2022년 총수들이 미등기 임원으로서 받은 보수의 총액은 356억7000만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이사회에 등재된 대표이사(등기 대표이사 중 보수 총액이 가장 높은 1명 기준)들에게 지급된 보수의 총액인 175억8000만원의 갑절을 웃돌았다.
등기 임원으로서 부담해야 하는 경영상 의무와 책임은 회피하면서, 등기 임원보다 더 큰 보수를 챙겨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총수 2세 중 일부에게서도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보수를 챙겨가는 관행이 답습됐다.
10대 그룹 동일인 2세 중 계열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사람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최고글로벌책임자, 신유열 롯데케미칼 신사업담당, 정기선 HD 현대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정용진 이마트 총괄부회장,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이선호 CJ 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이었다.
이 중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보수를 받은 사람은 정유경 사장(35억1000만원), 정용진 부회장(36억2000만원),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10억8000만원) 등 3명이었다.
다만 미등기임원의 경우 5억원 이상을 보수로 받은 사람 중 상위 5명만 사업보고서에 공개되므로, 실제 보수를 받은 총수와 2세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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