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증상이라 했는데 ‘뇌종양’… 의사 오진으로 3년간 방치

이슬비 기자 2024. 1.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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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증상으로 오인받아 뇌종양을 3년이나 방치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한편, 그리피스가 겪은 두통, 인지 기능 저하, 집중력 장애 등은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갱년기에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리피스는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증상이 갱년기 증상이기도 하지만, 모두 뇌종양의 징후일 수도 있었다"며 "돌이켜보면 증상을 간과했던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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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그리피스(Karen Griffiths)./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갱년기 증상으로 오인받아 뇌종양을 3년이나 방치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서식스주 출신 캐런 그리피스(Karen Griffiths, 60)는 지난 2018년 맥박에 맞춰 '쿵쿵'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아침이면 심각한 두통에 시달려야 했고, 사고가 더뎌졌으며, 언어 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여러 이상 신호에 동네 병원을 반복해서 방문했지만, 의사는 계속해서 갱년기 증상일 가능성이 크다고만 말했다. 그리피스는 "병원을 갈 때마다 똑같은 진료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 같았다"고 했다.

2021년 4월 그리피스는 귀에서 들리는 박동 소리가 너무 커, 자다가도 깰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졌다. 결국 종합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았고, 양성 뇌종양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뇌 속 혹이 비강 근처에서 두개골 뒤쪽으로 흐르는 상시상정맥동을 압박해 귀에서 박동 소리가 크게 들린 것이었다. 그리피스는 "3년 이상 증상으로 고통받았고, 방치해 병세는 점점 악화됐다"며 "신경외과 의사에게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고 했다.

그리피스가 진단받은 '양성' 뇌종양은 다행히 암(악성)은 아니다. 뇌에서 비교적 천천히 자라는 세포 덩어리로, 보통 한 곳에 머물며 퍼지지 않아, 암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만 하기도 한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완전히 제거하면 완치 가능하다. 다만, 수술을 해도 종양이 남아있다면, 재발할 가능성이 커 계속 추적 관찰을 이어가야 한다. 뇌종양 의심증상으로는 ▲자고 일어난 아침에 생긴 심한 두통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두통 ▲시야 장애, 시력 저하 등의 시력 장애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 장애 ▲걸음을 걷기가 어려운 보행 장애 ▲팔다리에 힘을 주지 못하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운동 장애 ▲팔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감각 장애 ▲현기증을 동반하거나 그렇지 않은 청력 손실 ▲성인에게 처음으로 나타난 발작 ▲사고 능력이나 학습 능력의 저하 ▲무월경, 성기능 저하 등이 있다. 뇌종양 발생 위치, 크기, 종류 등에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진다.

그리피스는 증상이 있는데다, 종양 크기도 커 런던 국립 신경외과 병원에서 2022년 3월 종양 제거술을 받았다. 완전 제거를 하진 못했다. 그리피스는 "여전히 야간 발작 증상이 남아있다"며 "수술 후유증을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언어 능력, 기억력, 균형 감각 등은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그리피스가 겪은 두통, 인지 기능 저하, 집중력 장애 등은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갱년기에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리피스는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증상이 갱년기 증상이기도 하지만, 모두 뇌종양의 징후일 수도 있었다"며 "돌이켜보면 증상을 간과했던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나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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