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수상 남발‧몰아주기…저조했던 활약만큼, 긴장감 없었던 지상파 ‘연기 대상’ [D:방송 뷰]
'연인' 잔치 불가피했던 MBC의 초라한 현실
이변 없는 '연기 대상' 수상이 이어졌다. 치열한 경쟁이 있을 만큼 흥행작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부터 쏟아지던 추측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은 당연했으며, 그나마 치열했던 분야까지 ‘공동 수상’으로 긴장감을 떨어뜨리면서 이번에도 ‘그들만의 잔치’로 남은 연말 시상식이었다.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2023 SBS 연기대상’은 지상파 3사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시상식이었다. 가장 먼저 개최가 된 것은 물론,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 ‘악귀’ ‘소방서 옆 경찰서’ ‘법쩐’ 등 시청률 10%를 넘긴 드라마를 여러 편 배출했기 때문이다.
이중 시리즈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시즌3 제작 확정에 크게 기여한 ‘모범택시2’의 이제훈이 유력 후보로 꼽혔었다. 여기에 1인 2역 연기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악귀’의 김태리도 성적 면으로나, 연기력 면으로나 밀리지 않는 후보라는 평도 이어졌었다. 물론 세 시즌을 훌륭하게 이끈 한석규의 활약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컸다.
그러나 SBS의 선택은 김태리와 이재훈의 ‘공동 수상’이었다. “세상에는 우열을 가릴 수도 없는 일도 있다는 결론에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지만, 가장 안일한 선택을 한 ‘2023 SBS 연기대상’을 향한 혹평을 피할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의 연기력에는 이견이 없지만, 다른 상도 아닌 대상을 함께 수상하게 하는 것은 상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시상식 내내 공동 수상을 반복하며 시상식 전체의 긴장감도 느낄 수 없었다. 평일 드라마가 사라지며 드라마의 숫자는 줄어든 상황에서, ‘장르/액션’, ‘멜로/로코’, ‘시즌제 드라마’ 등 수상 영역을 지나칠 정도로 쪼개며 참여한 모두에게 줄 기세로 상을 남발했다.
신인상 후보에 오른 7명이 모두 수상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강유석, 권아름, 김도훈, 양혜지, 정수빈, 이홍내, 이신영 등 후보들의 이름이 전부 차례로 불리는 상황에 MC 신동엽이 “연기를 잘하는 너무 많아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올 한 해 동안 연기를 잘해준 신인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납득하기는 힘들었다.
‘KBS 연기대상’에서는 인기상 부문에서 7명의 수상자가 탄생했다. 설인아, 유이, 조이현, 로운, 이상엽, 지승현, 안재현 등 미니시리즈부터 주말드라마, 대하드라마의 출연자들까지 고루 상을 받으면서 ‘기준’을 궁금하게 했다.
장편 드라마, 미니시리즈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 우수상에서도 수상자가 쏟아졌다. 장편 드라마 부문은 지승현, 하준, 백진희가 받았으며, 미니 시리즈 부문은 장동윤, 설인아, 조이현이 받았다. 최우수상 또한 김동준, 로운, 유이가 함께 수상했다. 이 외에도 베스트 커플상에서 무려 다섯 쌍의 커플이 수상자로 호명됐다.
방송 10회 만에 10%의 시청률을 돌파한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외에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던 KBS는 상마저 골고루 나눠 가지며 긴장감을 더욱 떨어뜨렸다.
‘2023 MBC 연기대상’은 공동 수상을 최소화하며 ‘깔끔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드라마 ‘연인’의 독주로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다. 이변 없이 대상을 수상한 남궁민을 비롯해, 올해의 드라마상, 안은진이 수상한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상, 베스트 커플상 등 무려 9개의 상을 받으며 시상식을 휩쓸었다.
‘연인’의 독주에 ‘너무 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었으나, ‘연인’이 MBC 드라마 중 유일하게 10%를 넘긴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연인’ 잔치로 끝낼 수밖에 없었던 MBC의 상황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했던 것이다. 한 해 드라마를 결산하며 활약을 되짚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초라한 현실을 상기하며 씁쓸한 뒷맛을 남긴 지상파 시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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