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024년 새해 축포 '쾅!'…토트넘, '무패 질주' 본머스 3-1 격파 [PL 리뷰]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스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시즌 12호골을 터트리면서 한국 축구 팬들에게 멋진 2024년 새해 선물을 안겼다.
토트넘은 새해 1월 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본머스와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경기에서 파페 사르, 손흥민, 히샤를리송의 연속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본머스전은 토트넘의 2023년 마지막 경기이다. 한국시간으론 2023년 마지막 날 오후 11시에 시작해 2024년 1월1일 오전 1시 조금 넘어 끝나면서 새해를 알리는 경기가 됐다.
이런 경기에서 손흥민이 1월1일 0시 넘어 새해 축포를 쐈다.
토트넘은 최근 4연승을 포함, 7경기 무패행진(6승1무)을 달리고 있는 본머스를 홈에서 손흥민의 시즌 12호골에 힘입어 완파하면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을 39(12승3무5패)로 늘렸다. 순위는 5위로 변함이 없었지만, 같은 시간 북런던 라이벌인 4위 아스널이 풀럼전에서 1-2로 패해 승점 40(12승4무4패)을 유지한 탓에 토트넘은 아스널과 간격을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무패행진이 중단된 본머스는 승점 25(7승4무8패)와 12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 아시안컵 차출 앞둔 SON '시즌 11호골+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정조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홈팀 토트넘은 4-2-3-1을 내세웠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가 백4를 형성했다. 3선에서 파페 사르와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호흡을 맞췄다. 2선에 손흥민, 지오반니 로셀소, 브레넌 존슨이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 히샤를리송이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본머스도 4-2-3-1로 맞섰다. 네투 무라라가 골문을 지켰고, 당고 와타라, 마르코스 세네시, 일리야 자바르니, 아담 스미스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라이언 크리스티와 루이스 쿡이 지켰고, 2선에서 마커스 태버니어, 저스틴 클라위버르트, 루이스 시니스테라가 출격했다. 최전방에 12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가 된 도미니크 솔란케가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부상 병동인 토트넘은 지난 경기에 이어 다시 한번 센터백 조합으로 데이비스와 로얄을 내세웠다. 지난 11월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미키 판더펜이 여전히 부상 회복 중인 가운데 토트넘 부주장이자 핵심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로메로는 지난 24일 에버턴과의 18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전 도중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호소하더니 후반 시작과 함께 에릭 다이어와 교체됐다. 벤치에 앉아 후반전을 지켜본 로메로의 다리에는 얼음팩이 묶여 있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가 하프타임 직전에 햄스트링 뻐근함을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교체해야 했다"라며 추가 부상을 우려해 예방 차원에서 로메로를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도 로메로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는 "로메로는 에버턴전에서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턴 원정에 출전할 것"이라며 "로메로는 교체 후 다리에 얼음찜질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자유롭게 걸어다녔다. 브라이턴과의 경기 전 검사를 받을 것이고, 벤 데이비스와 함께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로메로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토트넘은 지난 27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메로가 최소 한 달 동안 결장한다"라며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접 로메로가 4~5주 동안 결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고 부상 소식을 업데이트했다.
브라이턴 원정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의 상황이 좋지 않다. 부상 후 정밀 검사를 받았고, 햄스트링을 다친 것으로 나왔다. 4~5주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전문 센터백이 2명이나 빠지면서 토트넘 수비는 크게 흔들렸다. 결국 지난 29일 19라운드 브라이턴 원정에서 토트넘은 총 4골을 먼저 실점, 2-4로 완패하면서 연승 행진이 3연승에서 마감됐다.
또 12월 한 달 동안 2골 2도움을 기록 중인 데얀 쿨루세브스키도 징계를 받아 본머스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쿨루세브스키는 지난 브라이턴 원정 때 경고를 받아 올시즌 전반기에 누적된 옐로카드가 5장에 이르러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제임스 매디슨, 이반 페리시치, 마노르 솔로몬 모두 부상으로 제외됐고, 지난 1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 원정 때 퇴장을 당해 4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비수마도 본머스전에 나설 수 없다.
다만 이날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선발 명단에 포함되면서 토트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벤탄쿠르는 지난달 27일 리그 13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홈경기 때 발목 부상을 입어 2023년 아웃 판정을 받았다.
당시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주에 검사를 받은 벤탄쿠르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부상으로 인해 2023년 남은 기간 동안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발표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2023년 최종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본머스전을 치른 후 구단을 떠날 계획이다. 손흥민은 내년 1월 12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은 내년 1월 2일 대표팀 전지훈련 캠프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합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손흥민은 2023년 최종전을 치른 후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클린스만호에 합류한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면서 손흥민이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올시즌 손흥민은 11골 5도움을 올리면서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3위에 올랐다.
최근 손흥민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박싱데이 일정의 시작인 에버턴과의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손흥민은 추가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9라운드 브라이턴 원정에서도 손흥민은 0-4로 끌려가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알레호 벨리스의 만회골을 도우면서 시즌 5호 도움을 올렸다. 이날 벨리스의 토트넘 데뷔골을 도우면서 손흥민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최근 기세가 좋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토트넘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기분 좋게 클린스만호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렸다.
◆ 선제골 터트린 사르…손흥민 위로 받으며 교체 아웃
전반 2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릴 수 있는 결정적인 상황을 맞이했지만 부정확한 슈팅으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토트넘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 있던 존슨이 반대쪽에 있던 손흥민을 발견하고 크로스를 시도했다.
존슨의 크로스는 정확히 손흥민 앞에 배달됐다. 공을 잡은 손흥민 앞엔 골키퍼 한 명 밖에 없어 득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슈팅이 발에 잘못 맞으면서 골대를 벗어났다. 슈팅이 라인 밖으로 나간 후 손흥민은 얼굴을 쓸어내리면서 자신의 실수를 자책했다.
전반 4분엔 사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뒤로 흘려주면서 히샤를리송이 슈팅 기회를 잡았다. 다만 히샤를리송의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은 높게 뜨면서 본머스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올시즌 리그에서 12골을 터트리며 손흥민(11골)과 득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본머스 에이스 솔란케가 전반 7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받아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헤더가 바운드되면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9분 토트넘이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2023년 최종전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린 건 21세 세네갈 미드필더 사르였다.
시발점은 본머스 수문장 네투의 패스 미스였다. 후방 빌드업을 진행하던 네투는 다소 부정확한 패스를 했고, 이를 벤탄쿠르가 중간에 가로채면서 토트넘의 공격으로 이어졌다. 흘러나온 공을 잡은 사르는 박스 안으로 접근한 뒤 먼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사르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은 네투 골키퍼의 손을 넘어 정확하게 골대 구석에 꽂히면서 토트넘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사르의 시즌 2호골에 힘입어 토트넘은 스코어를 1-0으로 만들었다.
기세를 탄 토트넘은 계속 본머스를 몰아쳤다. 전반 18분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에메르송이 세컨볼을 잡아 박스 밖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는 네투 골키퍼가 옆으로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
전반 25분 손흥민이 다시 한번 역습 기회를 맞이하면서 좋은 공격 기회를 잡았다. 히샤를리송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박스 안까지 들어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때 골키퍼 다리 사이를 노린 슈팅은 네투가 다리를 오므리면서 막아냈다.
전반 29분 솔란케가 크로스를 받아 또 한 번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번엔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선제골을 지켜내면서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이끌던 토트넘에 악재가 전해졌다. 전반 30분 선제골 주인공 사르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토트넘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사르 상태를 살펴보던 의료진은 그가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황급히 올리버 스킵을 준비시켰다.
결국 사르는 스킵과 교체됐는데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걸 짐작했는지 사르는 눈물을 흘려 유니폼으로 얼굴을 감쌌다. 사르는 내년 1월 코트디부아르에서 열리는 202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앞두고 세네갈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대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부상을 입었기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사르와 절친한 관계인 손흥민이 눈물을 흘리는 사르를 위로했다.
예상치 못한 교체가 발생한 뒤 전반 34분 본머스 코너킥 상황에서 시니스테라가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골문 쪽으로 방향을 돌려놨지만 골대 위로 향하면서 토트넘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36분 솔란케가 돌파에 성공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하는 듯했지만 우도기가 빠르게 달려들어 수비에 성공했다. 이후 솔란케는 우도기와 한 번 더 몸싸움을 벌였는데, 이때 무릎 쪽에 큰 통증을 호소해 본머스 벤치를 긴장하게끔 만들었다.
전반 41분 본머스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태버니어는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은 수비벽을 만든 히샤를리송이 머리로 쳐내면서 유효슈팅으로 연결되는 걸 막았다.
전반 45분 클라위버르트가 박스 안에서 세컨볼을 잡아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지만 먼 포스트를 노린 왼발 슈팅이 골대 밖으로 나가면서 동점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전반 추가시간은 사르의 치료시간 등을 반영해 7분 주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박스 안에서 솔란케의 인사이드 슈팅이 데이비스 다리 맞고 굴절돼 골대를 때리면서 토트넘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반 막판에 본머스의 공세가 연달아 펼쳐졌지만 토트넘이 이를 잘 막아내면서 전반전을 1-0으로 리드한채 마무리했다.
전반 45분 동안 토트넘은 점유율 56%를 기록했지만 막판에 본머스한테 주도권을 내줬다. 슈팅 숫자에서 5대12를 기록하며 오히려 본머스가 슈팅이 더 많았다. 다만 본머스가 유효슈팅을 단 1개만 기록하는 등 마무리 단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 굿바이 레전드…'토트넘 수호신' 요리스, 11년 만에 클럽과 이별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 때 토트넘 레전드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그라운드에 나타나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었다. 요리스는 최근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 LAFC 이적을 확정 지으면서 토트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LAFC는 3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 홋스퍼 레전드이자 2018 월드컵 챔피언 전설적인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2024시즌을 위해 LAFC에 합류한다"라고 발표했다.
구단은 "우린 전설적인 프랑스 골키퍼 요리스와 2024년까지 보장된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과 2026년 옵션도 제공한다"라며 "요리스는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를 받으면 국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LAFC가 영입을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토트넘도 "우리의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자 토트넘 통산 447경기 출장으로 최다 출장 역대 7위, 그리고 9년간 주장을 맡았던 위고가 11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라며 이적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출신 요리스는 2012년부터 토트넘 골문을 지켜온 수호신이다.
토트넘에서 무려 11년을 뛰는 동안 447경기에 나와 클린시트 151회를 기록했다. 탁월한 리더십과 뛰어난 선방 능력으로 요리스는 토트넘뿐만 아니라 프랑스 축구대표팀에서도 'No.1' 골키퍼와 주장직을 맡았다. A매치 통산 145경기를 뛴 요리스는 2018년엔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오랜 시간 토트넘 골문을 지켜온 1986년생 요리스는 이제 나이가 37세가 되면서 토트넘과 이별이 가까워졌다. 당초 토트넘은 지난 여름에 요리스와 이별하려고 했지만 요리스가 새로운 클럽을 찾지 못하면서 2023/24시즌 전반기를 함께했다.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요리스는 마침내 새 클럽으로 LAFC와 계약을 맺으면서 토트넘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토트넘도 본머스전 전반전이 끝난 후 하프타임 때 요리스가 홈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요리스는 토트넘 레전드 레들리 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벤치에 앉아있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도 박수를 보내며 레전드의 새 출발에 행운이 있기를 기원했다.
◆ SON 또 터졌다! 2024년 새해 선물로 12호골 작렬
후반 5분 비카리오가 동물 같은 반사 신경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본머스 코너킥 상황에서 솔란케가 머리에 맞히는데 성공했고, 이 슈팅을 솔란케가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
비카리오가 멋진 선방을 보여준 후 비가 쏟아지던 그라운드에 우박까지 떨어지면서 일부 관중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우박은 금방 그치면서 정상적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후반 7분 히샤를리송이 추가골을 터트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전진하던 로셀소는 왼쪽에 있던 손흥민한테 패스했다. 공을 잡은 채로 잠시 멈춘 손흥민은 침투하던 히샤를리송 움직임에 맞춰 정확한 패스를 넣었고, 히샤를리송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완벽한 득점 기회였으나 히샤를리송의 먼 포스트를 노린 왼발 인사이드 슈팅은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면서 손흥민의 어시스트로 연결되지 못했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였기에 히샤를리송은 땅을 치면서 아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13분 토트넘이 교체 카드를 가동했다. 이날 부상 복귀전을 가진 벤탄쿠르를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약 60분 정도만 소화시킨 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교체했다.
결정력이 부족한 본머스는 다시 한번 마무리 단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15분 태버니어의 컷백 패스를 솔란케가 툭 건드려 골대 쪽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하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후반 23분 손흥민이 역습을 통해 직접 추가골을 노렸지만 본머스의 집중력 수비에 막혔다. 박스 안으로 들어온 손흥민은 눈앞에 있는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본머스 센터백 세네시가 발끝으로 공을 건드리면서 손흥민의 슈팅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후반 26분 토트넘이 드디어 추가골을 터트렸다. 추가골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었다.
중원에서의 볼경합 끝에 로셀소가 전방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을 발견해 멋진 롱패스를 넣어줬다.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본머스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박스 왼편에 위치했던 손흥민이 슈팅 각도가 약간 부족했음에도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본머스전은 한국시간으로 2024년 1월 1일에 진행되고 있었기에 손흥민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 새해 선물로 환상적인 득점을 터트렸다.
본머스전 추가골로 손흥민은 리그 12호골을 달성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을 2골 차로 좁히면서 득점왕 레이스에 불을 붙였다.
또 18라운드 에버턴전 때 11호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19라운드 브라이턴 원정에서 도움을 올렸고, 20라운드 본머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추가골을 터트린 후 후반 29분 이날 경기 내내 좋은 수비를 보여주던 우도기가 주저앉으면서 토트넘 벤치를 긴장시켰다. 전반전 사르에 이어 우도기도 부상을 입은 건지 걱정이 쏠렸지만 다행히 우도기는 일어나 경기를 소화했다.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후반 35분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존슨의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에 발에 맞춰 골문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앞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던 히샤를리송은 이번엔 본머스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를 3골 차로 벌렸다.
본머스전 쐐기골로 히샤를리송은 리그 6호골을 달성.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터트리며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음을 팬들에게 알렸다.
승리에 가까워지자 토트넘은 후반 37분 남은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사용했다. 히샤를리송, 존슨, 로셀소를 불러들이고, 알레호 벨리스, 브리안 힐, 에릭 다이어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이로써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이 확정됐다.
후반 39분 본머스가 한 골 만회하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2003년생 본머스 유망주 알렉스 스콧이 이날 교체로 들어와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두 골 차로 좁혔다.
후반 42분 교체로 들어온 힐이 다시 스코어를 3골 차로 벌릴 수 있었으나 골대에 발목을 잡혔다. 박스 안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호이비에르가 공이 라인을 나가기 직전에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힐이 머리에 맞췄지만 골대를 때리면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이 8분이나 주어진 가운데 교체로 들어온 벨리스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부상을 호소하면서 토트넘에 비상이 걸렸다. 벨리스가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면 토트넘은 이미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사용했기에 10명으로 싸울 수 밖에 없다. 결국 벨리스는 더이상 뛰는 게 불가능해지면서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벨리스가 쓰러진 후 토트넘 벤치와 본머스 벤치가 충돌해 눈길을 끌었다. 토트넘 측은 선수가 쓰러져 있음에도 경기를 진행한 본머스한테 불만을 품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본머스 코칭스태프와 충돌했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피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항의를 하던 로셀소도 경고를 받았다.
후반 추가시간 수적 우위를 점한 본머스는 토트넘을 계속 몰아쳤다. 만회골을 터트린 스콧이 헤더 슈팅으로 다시 한번 토트넘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를 한 골 차로 좁히는 듯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비디오판독(VAR)도 가동됐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바뀌지 않았다.
경기 후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맨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서 손흥민은 전체 2만4998표 중 74.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이날 손흥민의 골을 포함해 도움 2개를 작성한 로셀소(13.6%)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지난달 24일 에버턴전에서 결승 골을 넣고 맨 오브 더 매치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 시즌 벌써 여덟 번째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로 인정받았다.
각종 매체 평점도 준수했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로셀소(평점 8.3)에 이어 팀 내 두 번째인 평점 8.1을 줬다. 후스코어드닷컴도 로셀소(8.3점)에 이어 손흥민(8.2점)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매겼다. 풋볼런던에서는 로셀소, 에메르송 로얄, 데스티니 우도기 등과 더불어 양 팀 최고인 평점 8을 얻었다.
손흥민은 본머스전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여러분 덕분에 행복하게 끝냈습니다. 한국은 2024년이고 영국은 아직 2023년인데 특별하고 행복한 2023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이날 토트넘을 떠난 요리스와 함께 찍은 사진, 또 경기 사진을 함께 올린 뒤 "올 한해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 덕분에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었고, 그 행복한 축구 덕분에 여러분들이 잠시나마 행복하시고 웃을 수 있으셨다면 그것이 저의 2023 가장 큰 행복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2024년에도 이 행복이 저와 여러분 모두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2024년 손흥민 토트넘 10년차 곧 다가온다, 올시즌 골폭풍 드라마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첫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한 피지컬에 밀려 고전했다. 직전 시즌 레버쿠젠에서 리그 11골을 넣었지만 토트넘에서 28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4골에 그쳤다. 하지만 2번째 시즌부터 날아올랐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결성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34경기에서 14골을 득점하며 리그 두 자릿수 골에 성공했다.
2017/18, 2018/19시즌 2시즌 연속 리그 12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9/20시즌 리그 11골 11도움으로 처음으로 '10-1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2020/21시즌에도 17골 10도움으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더니 2021/22시즌에는 무려 23골을 터뜨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리버풀 에이스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지만 살라와 달리 페널티킥 골 없이 순수 필드골로 달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으면서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7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넣은 건 손흥민까지 11명에 불과하다. 손흥민은 마이클 오언, 웨인 루니, 프랭크 램파드, 세르히오 아게로, 티에리 앙리 등 최고의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측면에서 중앙 공격수로 위치를 이동한 후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에서는 수비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줘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4라운드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최대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는 2-2 무승부를 만드는 멀티골을 기록했고, 이어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득점에 성공해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었다. 풀럼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팰리스전에서도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후 3경기에서 침묵했지만 맨시티전 득점 후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10호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 골로 프리미어리그 역대 7번째로 8시즌 연속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손흥민 앞에 있는 건 이제 웨인 루니와 프랭크 램파드,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뿐이다.
지난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창설된 뒤 웨인 루니가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램파드가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케인과 아구에로가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한 선수는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다. 손흥민은 이 두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지난 9월3일 번리 원정에서 토트넘이 5-2 쾌승을 거둘 때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당시 손흥민은 평점 9.61점을 받았다. 이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단일 선수의 단일 경기 평점 중 7위다.
손흥민은 사실 번리전 전까지 주춤했다. 1~3라운드에서 왼쪽 날개로 나섰으나 특유의 돌파는 물론 득점력도 변변치 않았다. 주장으로 선임된 탓인지 해결사보다는 도우미에 집중했다. 플레이메이커처럼 움직였다. 토트넘은 2승1무로 초반 쾌속행진했으나 손흥민 만큼은 좋은 컨디션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번리전에선 달랐다. 지난여름 토트넘에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존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가운데서 부진하자 손흥민을 중앙에 세우는 이른바 '손톱' 전술을 번리전부터 가동했는데 즉시 효과를 봤다.
손흥민은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 날개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로빙슛으로 마무리, 시즌 첫 골이자 동점골을 터뜨렸다.
번리가 빌드업 플레이를 위해 수비 라인이 높게 올라온 틈을 이용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이 잘 잡아 솔로몬에게 내줬다. 솔로몬은 수비 시선을 끈 후 다시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한 손흥민은 골키퍼가 앞으로 나오자 살짝 툭 찍어차는 오른발 로빙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어 토트넘이 3-1로 앞서던 후반 18분엔 솔로몬의 컷백 패스를 오른발로 통렬하게 꽂아 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허문 솔로몬은 한 박자 늦게 침투한 손흥민에게 컷백을 내줬다. 손흥민은 아무런 방해 없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21분엔 페드로 포로의 패스를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을 넣고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3골을 몰아치며 이번 시즌 골가뭄에서 순식간에 벗어난 손흥민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과 교대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9번 공격수'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본 토트넘은 지난달 24일 아스널과의 리그 6라운드이자 통산 194번째 '북런던 더비'에서도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 최대 라이벌을 상대로 2골을 뽑아내며 다시 한번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아스널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의 아스널 활약상은 큰 찬사를 받았는데, 1992년에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아스널 원정에서 2골을 터트린 선수는 손흥민이 처음이었다. 토트넘 레전드였던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골 이상 터트리지 못했는데, 이를 손흥민이 해낸 것이다.
번리전에 이어 아스널전에서도 만점짜리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기세를 이어가 지난 1일 리그 7라운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리며 2-1 신승에 일조했다. 리버풀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한 틈을 노려 히샤를리송의 컷백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이어 지난 10월 24일 풀럼과의 홈 경기에서 7호골을 쏘며 2-0 승리에 공헌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37분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선제골과 더불어 후반에는 매디슨의 득점까지 도와 시즌 첫 도움까지 적립했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리그 득점 순위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10월28일 크리스펄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선 2-1 승리의 결승포를 작렬시켰다.
이날 경기에선 후반 21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고, 다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컷백패스를 시도했는데,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이 이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손흥민의 득점포가 잠잠했는데 유럽 최강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그의 발 끝이 불을 뿜었다.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었다.
맨시티 코너킥 공격을 막아낸 토트넘은 곧바로 역습을 진행했다. 이때 쿨루세브스키가 중앙선부터 전방으로 쇄도 중인 손흥민을 발견해 앞으로 침투 패스를 넣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빠른 속도로 페널티 박스를 향해 달렸다. 도쿠가 손흥민을 막기 위해 끝까지 따라붙었으나, 이를 이겨낸 손흥민은 박스 안까지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박스 안으로 들어온 손흥민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 옆구리를 뚫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토트넘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기쁨도 잠깐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진 지 불과 3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첫 골 주인공 손흥민이 이번엔 맨시티에 자책골을 헌납했다.
전반 8분 맨시티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알바레스가 박스 안으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는 점프한 홀란의 머리를 그냥 지나쳤는데, 뒤에 있던 손흥민의 허벅지를 맞고 그대로 토트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가 3-3으로 끝나면서 손흥민의 이날 활약은 토트넘 연패 기록을 저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었다.
토트넘은 지난 2004년 11월 데이비드 플리트 감독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4연패를 기록한 적 없다. 이번엔 첼시와 울버햄프턴, 애스턴 빌라에 차례로 패한 뒤 맨시티한테도 무릎 꿇을 위기였지만,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정말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양 팀을 합쳐 슈팅 26개, 총 6골이 터진 정신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내내 맨시티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고전했지만, 후반 들어 기세를 올리며 승점 1점을 따냈다. 맨시티의 슈팅이 두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행운도 따랐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이 '맨시티 킬러'다운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이날 전까지 맨시티를 상대로 만난 1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터트렸다. 그는 여기에 한 골을 더 추가하며 맨시티 상대 8골을 기록하게 됐다.
맨시티전 직후 영국 현지 매체는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며 활약을 인정했다. 9점을 받은 쿨루셉스키에 이은 팀 내 2위였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에티하드에서 골을 사랑한다. 에데르송 밑으로 슈팅을 꽂아넣기 전에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머리에 맞추며 자기 앞으로 떨궈놨다. 그는 전반에만 몇 차례 아름다운(lovely) 패스를 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매체는 "맨시티의 프리킥이 그의 허벅지에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연결된 건 불행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손흥민은 후반에 로 셀소에게 패스하며 도움을 추가했다. 평점 9점을 받아 마땅한 활약이었지만, 불운한 자책골 때문에 8점을 매긴다"라고 했다.
'이브닝 스탠더드'도 같은 생각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선제골 장면에서 눈부신 열망과 기술을 보여줬다. 또한 맨시티 상대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로 셀소의 동점골을 도왔다"라며 평점 8점을 부여했다.
그리고 두 경기 만인 뉴캐슬전에서 공격포인트 해트트릭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월요일 아침을 깨우더니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연말연시 큰 선물을 안겼다.
◆사실상 종신 계약 '눈 앞'…신년 초 사인할까
손흥민은 이번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종신계약에 가까운 재계약도 눈 앞에 뒀다. 데스티니 우도기의 재계약을 시작으로 토트넘은 적지 않은 1군 선수들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마침 영국 축구매체 '풋볼 런던'에서도 지난달 재계약 대상의 운명을 예측하고 나섰는데 이 중 손흥민은 미드필더 파페 사르와 함께 무조건 재계약할 대상으로 간주됐다.
매체는 손흥민에 대해선 "계약기간이 1년 6개월 남았으나(2025년 6월 만료) 토트넘이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면서도 "올해 해리 케인을 떠나보낸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손흥민도 토트넘에 계속 남고 싶어 한다"고 단언했다.
'케인 사례'란 케인과 재계약에 실패한 토트넘이 결국 기존 계약 만료 1년을 앞둔 지난여름에 이적료라도 챙기기 위해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1억 유로(1430억원) 다소 못 미치는 금액으로 케인 보낸 것을 말한다.
'풋볼 런던'의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과 이전 계약에 따라 계약기간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계약 체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1년 짜리 연장 옵션 행사는 결국 숙제를 1년 뒤로 미루는 것 외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 역시 지난달 손흥민 재계약을 알렸다. 매체는 "손흥민이 남은 커리어를 토트넘에 맡기고 싶어 한다. 토트넘도 손흥민에게 엄청난 재계약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31세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영향력에 감명을 받았고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라고 알렸다.
두 매체 모두 2025년 6월 계약기간이 끝나는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6년 6월까지 팀에 머물게 할 것이다. 이후 손흥민과 새로운 장기 계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반면 풋볼 런던의 관측은 약간 다르다. 손흥민에 대해선 "계약기간이 1년 6개월 남았으나(2025년 6월 만료) 토트넘이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면서도 "올해 해리 케인을 떠나보낸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손흥민도 토트넘에 계속 남고 싶어 한다"고 단언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10년을 훌쩍 넘어 구단에서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에서 손흥민을 원한다는 보도가 흘러 나왔으나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장이란 점을 들어 중동에 갈 의사가 없음을 못 박았다.
재계약할 경우 손흥민의 연봉도 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주급으로 19만 파운드, 약 3억145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으론 988만 파운드(164억원) 수준이다. 해리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면서 최고 연봉을 챙기고 있는데 재계약하게 되면 200억원은 물론 250억원까지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지난여름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선수 생활 마지막을 K리그에서 보낼 의지도 있음을 알렸다. 다만 손흥민 축구인생이 어떻게 될진 아직 내다보기 어려운데 이번 재계약이 구단의 확신대로 마무리되면 토트넘에서 거의 종신에 가까운 선수 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종신 계약에 가까운 계약을 추진하는 배경엔 지난여름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확고한 신뢰도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지난 6일 "포스테코글루는 '모든 면에서 엘리트'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가 될 거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개막 전 손흥민을 주장으로 택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간이 갈수록 손흥민에 더 의지하는 모양새다. 가디언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좋은 공격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지만 알다시피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공격수들 중 모든 면에서 엘리트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정상궤도로 달린다면 모든 게 끝났을 때 손흥민이 뛰어난 공격수 중 하나가 아니라면 난 매우 놀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손흥민이 커리어 대부분을 측면에서 뛰었음에도 위협적인 골잡이라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그동안 주로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지난 9월부터 중앙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포지션을 바꾼 이후 손흥민은 벌써 9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새로운 9번 공격수로 등극했다. 최근 다시 윙어로 돌아오긴 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시프트'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손흥민을 박스 안으로 투입하고 있고, 이는 그가 올해 벌써 9골을 넣은 이유"라며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였고, 이는 내가 토트넘에 오기 전에도 알고 있었다. 매일 그가 보여주는 모범적인 모습은 축구선수 못지않게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정말 훌륭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손흥민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으로 계속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은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른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손흥민도 내게 이를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승리할 수 있는 팀을 만들 때, 최고의 선수들이 오히려 좋은 선수를 더 많이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성공에 대한 의욕이 있지만 손흥민이 이 일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며 손흥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토트넘과 4년 계약을 체결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확실한 에이스가 바로 손흥민인 셈이다.
◆손흥민 2023/24시즌 출전 일지
2023년 8월13일 프리미어리그 1R 토트넘 2-2 브렌트퍼드 : 선발 출전 74분 소화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R 토트넘 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R 토트넘 2-0 본머스 : 90분 풀타임
2023년 8월29일 리그컵 64강 토트넘 1-1 풀럼 : 후반 25분 교체투입 20분 소화
2023년 9월 2일 프리미어리그 4R 토트넘 5-2 번리 : 선발 출전 71분 소화 3골
2023년 9월 16일 프리미어리그 5R 토트넘 2-1 셰필드 유나이티드 : 선발 출전 79분 소화
2023년 9월 24일 프리미어리그 6R 토트넘 2-2 아스널 : 선발 출전 78분 소화 2골
2023년 9월 30일 프리미어리그 7R 토트넘 2-1 리버풀 : 선발 출전 68분 소화
1골
2023년 10월 7일 프리미어리그 8R 토트넘 1-0 루턴 타운 : 선발 출전 75분 소화
2023년 10월 23일 프리미어리그 9R 토트넘 2-0 풀럼 : 선발 출전 81분 소화 1골 1도움
2023년 10월 27일 프리미어리그 10R 토트넘 2-1 크리스털 팰리스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 6일 프리미어리그 11R 토트넘 1-4 첼시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 11일 프리미어리그 12R 토트넘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 26일 프리미어리그 13R 토트넘 1-2 애스턴 빌라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 3일 프리미어리그 14R 토트넘 3-3 맨체스터 시티 : 90분 풀타임 1골 1도움 1자책골
2023년 12월 7일 프리미어리그 15R 토트넘 1-2 웨스트햄 : 선발 출전 87분 소화
2023년 12월 10일 프리미어리그 16R 토트넘 4-1 뉴캐슬 : 선발 출전 89분 소화 1골 2도움
2023년 12월 15일 프리미어리그 17R 토트넘 2-0 노팅엄 : 선발 출전 88분 소화
2023년 12월 24일 프리미어리그 18R 토트넘 2-1 에버턴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 28일 프리미어리그 19R 토트넘 2-4 브라이튼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2월 31일 프리미어리그 20R 토트넘 3-1 본머스 : 90분 풀타임 1골
◆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 :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
2위 :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도미니크 솔란케(브렌트퍼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상 12골
4위 : 제로드 보엔(웨스트햄 유나이티드) 11골
6위 :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10골
7위 :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9골
8위 : 알렉산더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 콜 팔머(첼시) 이상 8골
9위 : 칼럼 윌슨(뉴캐슬 유나이티드) 니콜라스 잭슨(첼시)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퍼드)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 주앙 페드루(브라이튼) 이상 7골
◆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도움 랭킹
1위 :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8개
2위 : 페트루 네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이상 7개
5위 :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앤서니 엘랑가(노팅엄 포레스트)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튼) 페드로 포로(토트넘 홋스퍼) 부카요 사카(아스널)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상 6개
12위 : 조던 아이유(에버턴) 레온 베일리(애스턴 빌라) 마테우스 쿠냐(울버햄프턴) 블라디미르 쿠팔(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제레미 도쿠(맨체스터 시티) 알피 도티(루턴 타운) 제임스 매디슨(토트넘 홋스퍼)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파블로 사라비아(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상 5개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본머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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