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겠다고 생각했죠"…적지서 '흥국생명 완파' 김다인+김연견 전한 승리의 비결

유준상 기자 2024. 1. 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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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들 사이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과 리베로 김연견이 그 주인공이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19)으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일(3라운드) 감기 증세로 결장한 주전 세터 김다인 없이 세트스코어 3-1 승리로 올 시즌 흥국생명전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4라운드에서도 흥국생명을 잡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시즌 성적은 15승5패(승점 47)다. 2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2위 흥국생명과(15승5패·승점 42)의 격차를 승점 5점으로 벌렸다.

무려 네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우선 '에이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양 팀 최다인 1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나란히 12득점을 기록한 정지윤과 양효진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고, 공격과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도 10득점을 뽑았다.

하지만 공격을 뒷받침한 건 안정적인 수비와 볼 배급이었다. 세터 김다인은 여러 선수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흥국생명의 수비를 무너트렸고, 상대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공을 받아낸 리베로 김연견은 2~3세트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성형 감독도 "(김)연견이가 수비에서 중요할 때 잘해줬고, 계속 올라오고 있다. (경기 전에 했던) 약속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김다인의 경우) 볼 분배를 적절하게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두 선수의 활약을 언급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다인은 "3라운드 맞대결에서 팀이 승리하는 걸 지켜보면서 너무 기뻤다. '와, 대박 너무 잘한다' 이런 생각으로 행복하게 경기를 봤던 기억이 있다"며 "(한편으로는) 다음 경기들을 생각하니까 부담이 됐다. 회복할 시간이 적기도 했다"며 "계속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몸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김다인과 함께 인터뷰에 임한 김연견은 "(최근에) 수비할 때 몸이 들리더라. 손도 더 앞에 있어야 하는데 뒤에 있었다. 빨리 반응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그 부분을 신경 썼다"며 "수비가 잘 안 된다고 생각하다가 자세를 바꾸고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경기를 소화했다"고 돌아봤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기도 한 김연견은 "처음 주장을 맡았는데, 이전에는 내가 할 것만 생각하다가 지금은 전체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며 "선수들 모두 말을 잘 들어준다"고 미소 지었다.

3라운드에 이어 4라운드에서도 흥국생명을 잡은 현대건설은 승점 3점 그 이상의 결과물을 얻었다. 다만 이날 승리로 만족하기는 이르다는 게 김다인의 이야기다. 그는 "기분이 좋긴 하지만, 36경기 중에서 1경기라고 생각하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년 동안 마지막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은 의미가 없고 마지막까지 잘 끌고 가야 한다는 얘길 많이 나눈다"며 "연견 언니가 말을 많이 해주고 (양)효진 언니가 잘해줘서 우리는 믿고 따라가면 되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전했다.

흥국생명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에는 6170명의 관중이 몰렸다. 흥국생명 역대 단일 홈경기 최다관중이자 V-리그 단일 경기 최다관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다르게 보자면, 원정팀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현대건설 선수들은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김연견은 "여기(삼산월드체육관)만 오면 관중의 소리가 크다. 사인이나 이런 게 안 들리니까 사실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은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항상 그걸 생각하면서 '오늘 정신이 없을 것이니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김연견은 "(홈경기에서) 팬분들이 관중석을 채워주시면 좋다. 여기는 원정이지만, 홈에서는 우리 팀에게 응원을 해주시는 만큼 힘을 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배구장에 많이 와주신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김연견은 "팀 내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 마지막이 중요한 만큼 올 시즌에는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부상 없이 마무리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고, 김다인은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목표를 세워서 꿈을 꾸고, 그 꿈을 쫓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목표를 세울지는 1월 1일이 되면 생각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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