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제일검 한동훈의 화끈한 '닥공' 정치

정계성 2024. 1. 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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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산' '세대교체' 전선에 집중
선제적 불출마로 전략적 이점 취해
민경우 사퇴했지만, 역공 발판 삼기도
'2배 득점으로 실점 만회' 韓 스타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1월 1일부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본격 전환된다. 지난달 29일 공식 취임한 한 위원장은 1일 현충원 참배와 국민의힘 신년 인사회로 업무를 시작한다. 이어 2일 대전과 대구, 4일 광주와 충북, 5일 경기, 8일 강원 등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광폭행보에 나선다.

한동훈 비대위의 특징은 '좌고우면 없는 속전속결'로 요약된다. 취임사에서 "무기력 속에 안주하지 말고, 계산하고 몸 사리지 말자"고 당부했던 한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도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미래를 위해 할 일을 하겠다"며 "무기력 속에 안주하거나, 계산하고 몸 사라지 않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방향성은 큰 틀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과 '세대교체'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한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상식적인 많은 국민을 대신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것"이라고 했었다.

비대위 구성을 통해 의지를 바로 행동으로 드러냈다. 운동권 핵심 인사에서 전향한 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와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을 전면에 배치했고, 다른 6명은 70년대 이후 출생한 비정치인 민간 전문가들로 선별했다. 뿐만 아니라 초선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했으며,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는 민간 여론조사 전문가를 책임자로 앉히는 등 파격적인 행보였다.

특히 선제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전략적 이점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총선 전까지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논쟁에서 벗어나 오롯이 '운동권 청산'과 '세대교체'라는 시대정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세대교체 공천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전선을 단순화하고 화력을 집중하는 전략은 지난 총선 때 그 위력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총선은 한일전"이라며 '토착왜구 청산' 프레임을 만들었고, 다른 한 축으로는 재난지원금과 함께 '코로나 극복'을 아젠다로 띄웠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조국 사태' '안보 실패'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주사파 청산' '코로나 대응 부실' 등 대여전선을 크게 넓히며 정권심판론을 띄웠다. 결과적으로 전선이 분산되며 예기는 약해졌고, 공천 파동과 같은 악재가 겹치며 참패했다.

물론 한 위원장의 전략이 주효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운동권 청산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던 민경우 비대위원이 설화로 자진사퇴하며 시작부터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하지만 '노인비하' 논란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당사자 사퇴로 책임을 다했다는 점에서 역공의 기회는 있다는 관측이다.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의 노인비하 발언과 같은 비슷한 사안에서 이재명 대표의 무책임한 태도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서울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은 "한 위원장은 검사일 때 조선제일검으로 불렸고 장관일 때에도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는 두 배로 갚아줬던 사람"이라며 "정치를 하는데 실점이 없을 수 없다. 한 위원장은 실점을 막기 위해 수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1점을 내주면 2점을, 10점을 내주면 20점을 얻기 위해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여당이 검찰당이 됐다'는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민주당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는 건지 묻고 싶다"는 한 위원장을 발언을 그 예로 들었었다. 한 위원장은 실제 장관 시절 야당의 공세에 효과적인 역공으로 지지층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기준은 '공공선'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첫 회의에서 "농구에서 피벗 플레이라는 게 있다. 한 발은 지탱하고 다른 발을 움직여야지 두 발 다 움직이면 반칙"이라며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동원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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