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시동 거는 이낙연…'신당 바람' 관건은 현역 가세 규모
새해 첫날 출정식격 행사…첫주 중 신당 창당 선언할 듯
'성공 가능성' 30%대 국민 기대 속 비명계 합류 주목
혁신계 '원칙과상식'도 탈당 가능성…2일 거취 논의
'이낙연 신당 바람'이 불 수 있을까. 관건은 현역 의원들의 합류 여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지만, 현재까지 원외 외에 그와 손을 잡은 인사는 표면적으론 없는 상황이다.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이재명 대표에게 '2선 후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를 한 민주당 내 혁신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의 합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쳐진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폭설 속에서 성사된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민주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이낙연 전 대표의 '2선 후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는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명낙회동'을 마친 뒤 이낙연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신당 창당에 필요한 절차들을 밟아갈 것"이라며 "(민주당이) 변화를 거부하고 1인 정당을 완성해가는 상태에서 (민주당을) 잠자코 따라가며 '치어리더 응원단' 역할을 하는 게 가치있는 일일까, 아니면 외롭고 어렵더라도 정치에 절망하는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길이 더 가치있는 일일까. 후자가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구상을 이르면 오는 2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2일에 방송 출연이 예정돼 있다. 이때 거취에 관해 언급하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자회견과 같은 방식을 따로 가질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구체화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신당 창당 작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신당이 시간적으로 볼 때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다"며 "지금은 중앙당 신당 창당 작업 하느라 (지역보다는) 서울에 많이 있다"고 귀띔했다. 우선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1일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신년인사회를 갖는다. 이는 창당 출정식격 행사로 해석되고 있다.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현역 의원들의 '이낙연 신당' 가세 규모다. 원외에서는 동교동계 6선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최성 전 고양시장이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역 의원 중에선 아직까지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는 없다.
민주당을 '선도 탈당'하며 '이낙연 신당'의 주목도를 끌어올린 이석현 전 부의장은 지난달 29일 YTN라디오에서 "의원들을 신당에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지난 번에 비명계(혁신계) 의원들이 '이낙연 신당은 우리와 상의가 없다'고 했던 말은 맞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원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민심이 중요하다. 숨어있는 중도 민심은 물로 말하자면 '아랫물' 같아서 윗물은 시끄럽게 소리가 나지만 아랫물은 밑에서 도도히 흐른다. 이 숨은 민심에 우리가 호소해서 파고드는 게 (총선) 승리의 길"이라며 "의원들은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에 이제 신당 바람이 일어나면 서로 (가세)하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낙연 신당'은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기도 전부터 국민적 '기대치'가 비교적 높았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2월 25~26일 '이낙연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물은 결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30.5%로 집계됐다.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59.3%였지만, 같은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성공 가능성 높다 25.9%) 대비 긍정적인 시각이 4.6%p 많았다.
지난 12월 11~12일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조사에선 '이낙연 신당'을 뽑겠다는 응답은 7.9%로 나타났다. 인용된 데일리안과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낙연 신당' 합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원칙과상식'의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탈당에는 선을 그어왔지만, 이재명 대표가 '2선 후퇴 및 통합비대위 구성'을 거부하면서 탈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이들은 '공동 행동'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오는 2일 최종 논의를 거친 뒤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신당에 참여할 경우 추가로 거취에 변동을 줄 현역 의원들이 발생할 수 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칙과상식에 동참하고 싶지만 공천 때문에 행동으로 못 옮기는 의원들이 얼마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70~80명"이라고 주장했다. 더 많은 현역 의원들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한다면 파급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이미 민주당을 탈당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11일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난 이상민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근본으로 여기고 실현하고자 하는 민주당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낙연 전 대표도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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