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중국 위상 추락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12. 3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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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서 중국 비중 축소
한국도 살길 찾아야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중국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8%에 그쳤다.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 경제 성장 엔진이 식으면서 중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 디플레’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온중구진(穩中求進)·이진촉온(以進促穩)·선립후파(先立後破)’. 즉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하며, 먼저 세운 후 낡은 것을 깨뜨린다’는 뜻이다. 경제 성장률을 목표를 정하고 국정 운영 방향을 정하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가 2024년 정책 방향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용어다.

이번 발표의 키워드는 ‘성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성장을 갈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은 그동안 거대 소비시장을 앞세워 8%가 넘는 경제 성장을 이어왔다. 실제로 소비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6.2%, 2019년 57.8%, 2021년 65.4%에 달했다. 사실상 내수 소비가 경제 성장을 견인한 셈. 그러나 내수 소비를 진작시켜 성장률을 높이는 정책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도시 봉쇄 등 정책으로 소비심리도 꺾였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30년 만에 처음으로 쪼그라들었다. 전 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2%에서 2021년 18.4%로 급등했다. 그러나 올들어 감소세가 더 가팔라져 중국 비중은 17%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비중이 2년간 1.4%포인트 줄어드는 것은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미래도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글로벌 경제침체, 국내외 수요약세,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의 위상이 내려앉고 있어서다. 기업들의 엑소더스(탈출)도 이어진다. 과거 미국의 애플, 스페인 패션업체 망고 등 글로벌 기업이 주축이 돼 중국 공장 이전에 나섰다. 요즘은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 본토기업까지 탈중국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의 성장 둔화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GDP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은 장기 침체에 빠져들었다. 중국부동산정보회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 매출은 547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봉쇄령으로 내려진 지난해 같은 달보다도 30% 감소했다.

저출산도 나날이 심해진다. 올해 신생아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00만 명에 이어 올해 900만 명 선마저 위태롭다. 결혼을 꺼리는 비혼(非婚)도 증가세다. 지난해 초혼 인구는 1051만7,600명, 사상 처음으로 1,100명 선이 깨졌다. 현재 세계 노동 가능 인구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다. 이 비율이 향후 35년에 걸쳐 1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소비 시장이라는 인구 프리미엄은 이제 저물어가는 중이다.

설상가상 올해 청년 실업률이 최악의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세대 불만이 집단 표출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월 기준 중국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은 빠르게 중국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국제 자본의 투자액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310억 달러(약 39조7,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최대 순 유출 규모다.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액(FDI)도 지난해 대비 9.4% 줄었다.

중국 경제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2월5일 중국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중국이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부양책을 사용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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