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심하면 준공 불허한다 [김경민의 부동산NOW]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3. 12. 31.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토부 ‘층간소음 해소방안’ 발표

정부가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다.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신축 아파트에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고 보완 시공을 의무화하기로 한 것. 앞으로는 신축 아파트의 층간소음 검사 결과가 ‘충격음 49dB(데시벨) 이하’에 미달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주택 사용 승인을 보류할 수 있다.

[사진=매경DB 한주형기자]
공사비 상승 우려에 건설사 비상
충간소음 검사 결과 기준 미달로 인해 주택 사용 승인이 보류될 시 시공사는 의무적으로 보완 시공을 해야 하고, 보완 시공 후에는 다시 검사받아야 한다. 재검사에서도 기준치에 미달하면 시공사는 기준을 만족시킬 때까지 재시공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지자체는 층간소음 검사 기준에 미흡할 경우 사업 주체에게 손해배상 또는 보완시공을 권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권고 규정에 그쳐 사업 주체가 보완시공을 거부하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지자체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보완시공 대신 손해배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하다. 손해배상하는 경우에는 층간소음 검사에 미달했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공개된다.

층간소음 검사도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정부는 층간소음 검사 대상을 전체 공급 물량의 2%에서 5%로 확대하고, 점검 시기도 골조 완성 전후로, 바닥 마감재 시공이 완료된 샘플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사전에 샘플 가구를 완성해야 하고 검사대상이 늘어나는 만큼 공사비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상반기 주택법 개정안 등 층간소음 대책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법안 통과 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이르면 2026년 사업계획승인을 얻는 단지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국토부는 내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범단지에 층간소음 우수기술을 선도 적용한 뒤 민간으로 점차 확산할 방침이다.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술 개발부터 검증을 주도하고, 건설사와 자재업체, 연구기관과 서로 협력해 민간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는 LH가 공급하는 모든 공공주택에 1등급(37dB 이하) 수준의 층간소음 기준을 적용한다. 기존에는 3, 4등급 인증 기준을 적용했다. 바닥 슬래브 두께를 현재 법정 최소 기준(210mm)보다 40mm 두꺼운 250mm로 올리고, 완충재도 고성능 제품으로 교체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기술, 비용 면에서 이번 대책이 아무런 문제없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LH가 시범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야심찬 대책을 내놓았지만 벌써부터 논란이 뜨겁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강화하면 가뜩이나 급증한 아파트 공사비가 더 오르고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고급 보강재를 사용하면 공사비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대형사는 부담이 적지만 중소건설사들은 보완시공 사태에 휘말릴 경우 생존경쟁에 내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신축 아파트 관리를 강화한다지만 여전히 구축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점도 변수다. 앞서 정부는 기존 아파트에 대해 소음 저감 매트 시공 비용을 최대 300만 원까지 저리로 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본인 돈을 들여야 하는 만큼 지원 가구는 올해 21가구에 그쳤다. 정부는 2025년부터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매트 설치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