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낙연 신당 나오면…"지지정당 바꿀수도" 18% [중앙일보 신년 여론조사]
여야 모두 현재 지도부 체제로 총선을 치르면 어느 쪽도 1당이 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나왔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8~29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1당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될 수 없다”고 답한 이는 51%였다. “될 수 있다”는 응답은 34%였다. 격차는 17%포인트였다. 주로 30대(6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84%),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자(76%)의 부정응답 비율이 높았다.
반면에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1당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될 수 없다”고 답한 이는 45%로, “될 수 있다”(41%)는 응답보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더 많았다. 부정응답 비율은 70세 이상(56%), 국민의힘 지지자(75%),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자(75%)에서 많았다.
“1당이 될 수 있느냐”는 총선 승리를 뜻한다. 현재 112석 국민의힘과 167석 민주당은 4·10총선에서 1당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사결과는 여야 어느 쪽도 유권자의 마음을 온전히 얻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국민의힘의 ‘1당 달성’에 대한 부정응답이 민주당보다 높은 것은 국민의힘이 처한 현재 상황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4년전 총선에서 103석을 얻는 데 그쳐 180석을 얻은 민주당에 완패했으며, 현재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40% 미만에 머물러 있고, 내년 총선과 관련해 정부견제 여론이 정부지원 여론보다 앞서고 있는 점 등이 작용해서다.
조진만(정치외교학과) 덕성여대 교수는 “여당은 중도층의 지지를 충분히 못 받는 상황이어서 ‘1당 달성’에 대한 부정응답이 큰 것”이라며 “한동훈 위원장이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차별화된 모습을 분명히 제시하지 못한 점도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처한 상황도 녹록지는 않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데도 민주당의 ‘1당 달성’에 대한 부정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의구심이 큰 데다, 비명계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에 ‘민주당이 1당이 될 수 있다’는 긍정여론보다 부정여론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각각 준비 중인 신당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출범하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18%가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바꿀 의향이 없다”는 74%, “모름 혹은 응답거절”은 8%였다.
“지지 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18%)의 선호정당은 ‘이준석 신당’(9%), ‘이낙연 신당’(7%), ‘모름 혹은 무응답’(2%) 순으로 나타났다. 미세하지만 ‘이준석 신당’에 대한 지지세가 더 높은 것은 이 전 대표가 지난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등 이낙연 전 대표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지지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5분의 1가량이라는 점은 그만큼 여야에 실망한 유권자가 많고, 제3지대의 공간이 열렸다는 의미”라며 “신당이 향후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면서 여야를 대체할 ‘전환 세력’의 면모를 보이면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3년 12월 28~2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4.6%이며 2023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셀가중)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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