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습 폭설…같은 양 내렸는데, 동쪽이 3배 더 쌓인 이유
30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역에 기록적인 수준의 큰 눈이 내렸다. 서울은 최대 12.2㎝가 쌓인 것으로 관측됐다. 서울의 12월 적설 기록으로는 1981년 12월 19일(18.3㎝) 이후 4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눈은 서울 전역에 비슷한 양으로 내렸다. 하지만 적설은 강동구 10.8㎝, 강서구는 3.4㎝로 동·서간 편차가 컸다. 서울 중부·동부는 기온이 낮아 눈이 많이 쌓였지만, 서부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아 눈이 내리는 족족 녹거나 진눈깨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오전 11시~12시경 눈과 비를 가르는 기온 경계선이 서울을 가로질렀다. 정오부터 서울 서남 지역은 눈이 빠르게 녹고 진눈깨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12시 30분 서남 지역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동북과 남부 지역은 오후 4시까지 대설주의보가 유지됐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서울시는 기상학적으로 크기가 작은 단위라 눈·비를 가르는 기온 경계선이 시내를 가로지르는 경우는 드문데 30일이 그런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적설이 많은 서울 중부·동부에서는 도로가 얼면서 추돌사고도 많이 발생했다. 30일 서울 시내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한 곳은 ▶독립문역~서대문역 통일로 ▶국립현충원 인근 현충로 ▶한강대교 북단~동작대교 북단 강변북로 ▶중앙대 입구~국립현충원 현충로 ▶천호대교 북단~광장사거리 천호대로 ▶학동역 인근 논현로 ▶삼성역 인근 테헤란로 ▶석촌역 인근 송파대로 등이다.
“눈은 내리는 양보다 쌓이는 양이 중요”
기상청은 비에 대해서는 내리는 양(강수량)을 예보하지만 눈은 내리는 양이 아닌 쌓이는 양을 기준으로 예보한다. 눈은 쌓이는 양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많은 양의 눈이 떨어져도 땅에 쌓이지 않거나 빠르게 녹으면 덜 위험하지만 적은 양의 눈이 내려도 지표면 기온이 0도 이하로 낮아 도로 위에서 빠르게 얼면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지난 1월 포천고속도로에서 차량 40여 대가 추돌해 1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친 사고도 이런 날씨 속에 발생했다. 사고는 차량 세 대가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는데, 당시 사고 지역에는 3㎝의 적설과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야간 시간대 운전자들이 도로를 미끄럽게 만든 살얼음을 보지 못한 탓으로 분석됐다.
31일 밤 강원도 넘어 동해 가는 길 주의보
새해 첫 주 강수 예보 없고 포근
기상청은 새해인 1일부터 당분간 강수 예보는 없고 아침 최저 -6~4도, 낮 최고 0~13도로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예보했다. 동해안 지역은 구름이 낮게 껴 해돋이를 보기 어렵지만, 내륙은 맑은 날씨를 회복해 구름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덕수궁 시체더미서 가져갔다…어느 미군의 ‘양말 속 국새’ | 중앙일보
- "아버지 이런 사람이었어요?" 암 진단 뒤 딸에게 온 '현타' | 중앙일보
- 나체 '19금' 장면인데…초등생들 교실서 "좋았어, 영차" | 중앙일보
- "호텔 엘리베이터서 성폭력 당했다"…유명 가수, 소송 건 상대는 | 중앙일보
- "이사 갈 집 청소 중이었는데" 원룸 화재로 숨진 5세 아이 아빠 충격 | 중앙일보
- "아버지, 농사짓지 마시고 배당금 받으세요"…똘똘한 효자 나왔다 | 중앙일보
- ‘40대 성폭행’ 중학생 “출소 후에도 그러면 사람 아니니 걱정 말라” | 중앙일보
- 유커 수천 명 태운 24층 높이 배…초대형 크루즈 목적지는 '이곳' | 중앙일보
- "집까지 소방차 태워줘" 거절하자 냅다 주먹 날린 50대 실형 | 중앙일보
- 10년간 버텨낸 보람있네…삼성·LG의 '미운 오리' 역대급 일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