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서도 그러면 저는 사람이 아닙니다"…40대 여성 성폭행한 중학생의 자필 편지

1심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 선고
부모 "형량 높아"·검찰 "낮아"…각각 항소

퇴근하던 40대 여성을 끌고 가 성폭행한 중학생이 구치소에서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JTBC는 지난 29일 15세 중학생 A군이 피해자 B씨에게 보낸 자필 편지 일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지난달 23일 A군이 대전교도소 수감됐을 당시 보내온 것이다.

A군이 유치장에서 보낸 편지. [사진=JTBC]

A군은 "아픔을 사람들에게 말해 위로받기도 힘드시고 죄송하다"라며 "제가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 안 좋은 기억을 잊는 동안 저는 진심 어린 반성을 하겠다"고 적었다.

또 "제가 지금은 이곳에 있고 또 시간이 흘러 몇 년 후 이곳을 나온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라며 "저는 사람이 해선 안 될 짓을 했는데 나와서도 그러면 저는 진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다음에 안정을 취하시고 편히 쉬세요"라고 했다.

A군은 지난 10월 3일 새벽 논산 시내에서 퇴근 중이던 B씨에게 버스가 끊겼으니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오토바이에 태운 뒤 한 초등학교 교정으로 끌고 가 폭행 및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B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신고하면 딸을 해치겠다"며 협박했다. 또, B씨의 목을 조르거나 소변을 받아먹게 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B씨의 휴대전화와 현금 1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으나 인근 PC방에서 검거됐다.

1심 법원은 지난 13일 강도강간,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A군에 대해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미성년자의 경우 수감생활 중 교화 정도에 따라 단기~장기 중 형량이 결정된다.

A군 변호사는 재판에서 "엄청난 죄를 저질러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면서도 "평소에 인사도 잘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눈물을 흘리는 아이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A군의 부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에게 사과하면서도 만 15살에게 5년의 형량은 너무 높다고 항소했다. 반면, 검찰은 A군의 형량이 너무 낮다고 항소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행으로 15살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에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감과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 자명하고 회복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형사공탁금도 거부하고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