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나귀 약재 인기에 개체수 급감…아프리카, 거래 금지 추진

이서희 2023. 12. 3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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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약재가 인기를 얻자 세계 당나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중국은 1992년 이후 자국 당나귀 수가 80% 가까이 감소하자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지로부터 당나귀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SCMP는 "중국의 맹렬한 어자오 수요는 자국 당나귀 부족을 낳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불법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며 "아프리카와 브라질의 움직임은 당나귀 가죽 거래에서 가장 큰 두 시장으로부터의 공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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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도살·수출 15년간 금지

중국에서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약재가 인기를 얻자 세계 당나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 브라질 등이 당나귀 가죽 거래 금지 추진에 나섰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5개 국가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은 지난달 당나귀 도살과 당나귀 가죽 수출을 15년간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보고서의 권고사항은 내년 2월 AU 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당나귀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탄자니아와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당나귀 가죽 거래를 금지했다. 케냐에서는 2020년 중국이 소유한 당나귀 도살장 4곳이 절도 증가 속에 폐쇄됐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당나귀와 말의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현지 농업·환경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당나귀 아교'인 '어자오'(阿膠) 인기로 당나귀가 잔인하게 도살되고, 당나귀를 중요한 생계 수단으로 삼는 가난한 나라 주민의 삶이 위협받자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어자오는 당나귀 가죽과 내장 등을 고아 굳힌 아교를 말한다. 중국 전통 중의학에서는 어자오를 성(性) 능력 증진·미용·노화 방지 등의 약재로 사용해왔다. 과거 '황제의 약'이라 불릴 정도로 귀한 대우를 받았던 어자오는 중국 경제 발전에 따른 부유층 증가로 그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은 1992년 이후 자국 당나귀 수가 80% 가까이 감소하자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지로부터 당나귀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앞서 영국 동물보호단체 '당나귀 보호소'가 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당나귀 개체 수는 브라질에서 28%, 보츠와나에서 36%, 키르기스스탄에서 53% 각각 감소했다.

중국 산둥어자오산업연합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어자오 시장은 2013년 196억위안(약 3조6000억원)에서 2020년 535억위안(약 9조8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높은 당나귀 가죽 수요가 어자오를 위한 당나귀 공급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당나귀를 이용해 노동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전체를 위험에 빠트렸다고 지적한다.

SCMP는 "중국의 맹렬한 어자오 수요는 자국 당나귀 부족을 낳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불법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며 "아프리카와 브라질의 움직임은 당나귀 가죽 거래에서 가장 큰 두 시장으로부터의 공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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