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나온 나영석, 솔직히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김상화 2023. 12. 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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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올해 최고의 예능] 제작 방향성 바꾼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변화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23년 나를 가장 즐겁게 한 '최고의 예능'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김상화 기자]

 
 애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다양한 인터넷 생방송
ⓒ 에그이즈커밍
 
기존 TV 매체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요즘이다. 드라마 시청자들은 넷플릭스 중심의 OTT 혹은 tvN, JTBC 등 일부 케이블과 종편 채널로 선택지를 바꾼 지 오래다. 예능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유튜브 등 10~20분 이내 짧은 호흡으로 승부를 거는 콘텐츠에 사람들은 큰 웃음을 터뜨린다.   

일부 지상파 시상식에서 상 줄 만한 후보자를 꼽기가 어려워진 건 이 같은 시청패턴의 변화가 한몫 담당하고 있다. 10여 년 이상 예능 제작자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나영석 PD도 이런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회사 '에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채널 삽오야'를 통해서다. 

이에 필자는 올해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채널 십오야' 속 수많은 콘텐츠를 선정해 보았다.  

기존 숏폼 예능 제작 중단... 재정비 후 더 큰 반향
 
 애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다양한 영상물
ⓒ 에그이즈커밍
 

지난 2019년 '채널 나나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채널 십오야>는 TV 본방 5분, 유튜브 풀버전 20분 이상 방영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예능 프로그램을 수없이 제작, 소개하면서 기존 TV방송국과 유튜브 채널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냈다. 인터넷 생방송 도중 무심코 내뱉었던 "구독자 100만 명 돌파시 이수근-은지원 달여행 시키겠다"라는 공약 때문에 부랴부랴 구독 취소를 애원하던 이 채널은 이제 600만 명 이상의 구독자 수를 자랑하는 거대 인기 콘텐츠의 집합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기존 TV 예능과 동일한 방식(인력 대거 투입)에 따른 매너리즘, 적자 폭 확대 등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고 결국 나 PD와 <채널 십오야>는 잠시 기존 형식의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고 재정비에 돌입했다. 잠깐의 휴식을 끝마친 후 돌아온 <채널 십오야>의 새로운 핵심 프로그램은 다름아닌 나영석 PD가 직접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이었다.  

여기에 '나영석의 나불나불', '지글지글', '소통의 신' 등 가벼운 분위기로 촬영한 동영상들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구독자들의 더 큰 성원을 이끌어냈다. 기존 예능 화법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제작자가 2030세대 젊은 감각의 인터넷 크리에이터 마냥 '날 것' 그대로를 전달하는 각종 라이브 영상물은 TV와는 다른 재미를 만들어 내면서  tvN <뿅뿅 지구오락실2>, <콩콩팥팥> 등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창출했다.  

'날 것' 그대로를 담은 나 PD표 인터넷 생방송
 
 애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다양한 인터넷 생방송
ⓒ 에그이즈커밍
 
본격적인 유튜브 생방송을 메인 콘텐츠로 활용하기 시작한 <채널 십오야>의 각종 라이브에선 두드러진 특징이 존재한다. 메인 MC 나 PD의 수려한(?) 진행 솜씨와 초대손님으로 출연하는 작가, PD 등 수많은 제작 인력의 예상치 못했던 입담이 오히려 화려한 방송 경력을 자랑하는 연예인들 이상의 재미를 마련한다는 점이다.  

메인 작가(이우정)와 신참 '막내' 작가 사이의 역할을 담당하는 '허리' 작가들과의 대화에선 어디서도 접하기 힘든 예능 프로그램 제작 비화가 소개됐고, 방송 업계의 고충을 구독자들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예측불허의 돌발상황도 발생하지만 거의 매주 이뤄지는 인터넷 라이브는 이제 <채널 십오야>의 없어서는 안 될 간판 프로그램처럼 자리 잡았다.  

MZ에 대한 '어설픈 집착' , 더 큰 웃음으로 승화
 
 애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다양한 인터넷 생방송
ⓒ 에그이즈커밍
 
TV 대신 유튜브 방영을 택한 <이서진의 뉴욕뉴욕2>를 비롯해서 각종 프로그램 및 인터넷 생방송에서 나 PD는 자주 "이거 유튜브 각이다"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나 PD는 나름 젊은 세대의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직장 후배, 구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지만 늘 생방송 및 각종 동영상 속에선 어설픔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이 어설픔 또한 이 채널만의 매력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기묘한 상황에 힘입어 <채널 십오야> 속 각종 콘텐츠의 웃음 강도는 더욱 커지기 마련인 것이다. 뒤늦게 마라탕과 탕후루 먹방에 뛰어드는가 하면, 인터넷 상 괴소문으로 피해를 보던 배우 겸 패션모델 배정남과의 긴급 라이브로 해명 방송(?)을 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기존 TV 화법을 털어낸 방식은 이제 <채널 십오야>를 대표하는 제작 기법으로 정착하고 있다.  

계산되지 않은 행동과 이에 따른 결과물이 하나로 집약되면서 <채널 십오야>는 지난 한해 동안 가장 뜨거웠던 유튜브 채널 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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