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메드-허수봉-전광인 60점 폭발… 현대캐피탈 3연승

김효경 2023. 12. 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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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이 3연승을 질주했다. 선두 우리카드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3-1(21-25, 25-23, 25-18, 25-22) 역전승을 거뒀다. 아흐메드가 27점, 허수봉이 17점, 전광인이 16점을 올렸다. 우리카드 마테이 콕이 19점, 김지한은 17점을 기록했다.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현대캐피탈 아흐메드 이크바이리.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지한은 개인 통산 세 번째, 올 시즌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5개, 서브득점 4개, 블로킹 3개)을 달성했다. 지난 27일 KB손해보험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달성. 대한항공 정지석에 이어 2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은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다. 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랐다.

올 시즌 우리카드전 전패를 당했던 현대캐피탈은 처음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이어갔다. 6위 현대캐피탈(7승 13패·승점 25)와 3위 대한항공(11승 8패·승점 34)과는 승점 9점, 4위 한국전력(9승 10패·승점 27)과는 2점 차다.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현대캐피탈 아흐메드 이크바이리. 사진 한국배구연맹

1세트 현대캐피탈의 높이가 위력을 발휘했다. 허수봉과 최민호가 우리카드 마테이의 공격을 연이어 가로막으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곧바로 따라잡았다. 마테이가 정확한 공격을 때렸고, 김지한의 공격, 박진우의 블로킹이 터졌다.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카드의 조직력이 빛났다. 서브 공략을 통해 허수봉과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의 공격 범위를 줄였다. 한성정과 김지한이 리시브를 잘 버텨주면서 마테이와 김지한 외에도 중앙공격까지 활용하면서 점수 차를 벌려 승리했다.

2세트도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허수봉을 앞세워 착실히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범실이 나와 앞서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1세트에 이어 마테이가 2세트에서도 결정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강점인 블로킹과 서브가 빛났다. 특히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간 이시우가 분위기를 바꿨다. 아흐메드가 마지막 순간에 힘있는 스파이크를 때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서브를 받는 현대캐피탈 허수봉. 사진 한국배구연맹

기세를 탄 현대캐피탈은 3세트마저 따냈다. 전광인이 공수에서 폭발적인 모습을 보였고, 허수봉도 어려운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우리카드는 김지한이 3세트에서 살아났지만 수비력마저 흔들리면서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우리카드는 3-0으로 앞서며 출발했다. 상대 서브범실 이후 허수봉에게 서브를 넣은 뒤 아흐메드에게 공격이 가게 한 뒤 블로킹 2개를 연달아 잡아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서브가 강하게 들어가면서 우리카드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블로킹까지 터지면서 12-9로 달아났다.

우리카드는 세터를 이승원으로 교체하면서 변화를 줬다. 21-22까지 따라붙으며 5세트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전광인의 서브득점이 터졌고, 마테이의 서브는 벗어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진순기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계속 주문한 게 '우리카드가 왜 1위인지를 방심하면 안 된다. 반대로 우리도 기세는 올라가고 있고, 밀리지 않는 상황이라 상대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한 세트를 져도 우리 플레이를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 대행.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캐피탈은 이날 서브 범실을 많이 쏟아냈다. 진 대행은 "범실이 적으면 이길 확률이 높겠지만, 대한항공도 우승할 때도 범실은 많았다. 언제, 어떻게 범실하느냐가 중요하다. 서브범실은 신경쓰지 않는다. 강한 서브를 날리지 않으면 상대가 위축되지 않는다. 공격 연결이 안됐을 때 욕심내지 않고 리바운드 플레이를 해서 기회를 만들어가는 걸 강조했다. 경기 후반엔 그게 잘 됐다"고 말했다.

진 대행은 "올해 우여곡절이 많고, 선수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성적이다. 반면교사로 삼아 더 좋아질 수 있는 계기로 만드려고 한다. 국가대표에 다녀온 선수, 포지션을 바꾼 선수 등 다들 고생했다. 3연승으로 올해 마무리해서 좋다. 지고 있더라도 이기는 배구를 선수들이 만들었다. 하나되는 모습을 잘 유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처음엔 잘 맞았는데, 가면 갈수록 우리 경기를 못했다. 선수들이 제 자리를 못 찾고, 리시브도 안 됐다. 한태준의 토스가 컨트롤과 볼 배분 모두 아쉬웠다. 감독이 그것까지 생각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세터 문제에 대해선 "한태준 본인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제 와서 연습할 때도 조언을 했는데, 밑으로 내려간다. 원체 태준이가 안 좋다. 승원이도 조금조금 좋아지고 있다. 속공이나 앞쪽 퀵오픈만 좋아지면 이승원에게도 기회가 점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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