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만기 회사채 '역대 최대'…부동산 PF 리스크에 시장 긴장
내년 만기를 맞는 회사채가 역대 최대 규모일 것이라는 집계가 나왔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회사채는 69조8596억원 수준이다. 올해 만기 물량(58조6028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신용등급 ‘A+’ 이하 비우량 회사채의 만기가 18조1228억원을 차지한다. 내년 만기를 맞는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여전채도 역대 최대 규모다. 카드채(28조4500억원)ㆍ캐피탈채(54조5034억원)의 만기 도래 물량이 82조953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들이 1~2년짜리 회사채 발행을 늘린 영향이다. 발생사들이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만기가 짧은 채권 발행을 늘렸고 이것이 내년 만기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내려가 기업들의 차환(이미 발행된 채권을 새로 발행된 채권으로 상환하는 것) 발행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월에는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돼 회사채 발행과 수요가 몰리는 ‘연초 효과’도 있다.
내년 채권시장의 변수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 신청이다. 시장에 직접적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여부에 따라 업종ㆍ등급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사 신용등급 재검토에 나선 데다가, 여전채 시장도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 규모)가 상당해 조달 부담도 가중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권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4조5800억원으로 금융권 총자산의 0.09%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 전까지는 부동산 PF 부실이 어떻게든 터지지 않고 관리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12월 당국이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한 이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시장에 우려가 선반영된 데다가, 태영건설에 대한 제한적인 익스포저 규모, 정부의 발 빠른 지원책으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부동산 PF 관련 업종 기피 현상은 강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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