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현대캐피탈 진순기 대행 "선수들에게 순위 얘기하지 않는다"
"순위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이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진순기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와 맞붙는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진순기 대행 체제로 꾸리고 있다. 한국전력과의 2경기를 모두 따내면서 중위권 팀들과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전력분석관 출신으로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진순기 대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앞에 놓였다. 준비를 소홀히 하거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느끼고 배우는 것 같았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이어 "작전 시간 지시는 힘든 일이 아니었다. 미팅하고 분석하는 일을 10년 넘게 해왔다. 그건 선수들을 준비해왔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했기 때문에 산전수전을 겪었다. 오히려 결단을 내리는 게 힘들다"고 했다.
진순기 대행은 "이를테면 작전 타임을 언제 부를지 등을 정하는 게 더 어렵다. 순간의 판단을 하는 것들이 어렵다. 코치들이 조언도 해지만, 제가 버튼을 눌러야 하기 때문"이라며 "선수단 분위기는 많이 회복됐다. (최태웅 감독이 떠난지)열흘 정도 지났다. 고참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팀 미팅도 문성민 선수를 통해서 의견을 듣고 있다. 안정화됐다. 어린 선수들도 잘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6위 현대캐피탈(6승 13패·승점22)와 3위 대한항공과는 승점 12점, 4위 한국전력과는 5점 차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내다볼 수 있다. 하지만 진순기 대행은 봄 배구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진순기 대행은 "선수들도 (생각을)다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내가 입 밖으로 낼 생각은 없다. 6,7위를 하던 팀이 한두 경기를 이겼다고 봄 배구를 하자고 하면 부담감이 늘어날 수 있다. 좀 더 재밌게 선수들이 배구를 하게끔 만들어준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동안 블로킹이 강했던 현대캐피탈이지만 올 시즌 초반에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엔 블로킹의 힘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 대행은 "3인 블로킹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허수봉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몇 년 동안 아포짓에서 하던 블로킹을 바꿔가는 시기가 필요했다. 아흐메드도 오레올보다는 좋지 않다.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때마침 지금이 그 시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 상대로 3전 3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직전 3라운드에선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석패하면서 올 시즌 처음 승점을 획득했다. 진순기 대행은 "우리카드는 서브와 좋은 공격력을 지닌 선수가 좌우(마테이 콕, 김지한)에 있다. 우리는 좋은 수비와 블로킹이 된다. 그 친구들보다 공격보다는 뒤지지만 수비와 블로킹으로 이겨보겠다"고 말했다.
상대팀인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현대캐피탈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신 감독은 "현대는 잠재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성적이 안 나다 보니 그랬지만, 치고올라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3라운드도 지는 경기였는데, 힘들게 이겼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반환점을 1위로 돈 데 이어 2023년도 정상의 자리에서 마치게 됐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 들어가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 성적도 잘 나서 좋은 2023년이 아닌가 싶다"며 "다음 해에도 부상자 없이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오타케 잇세이를 시즌 초반 미들블로커로 썼으나, 최근엔 아포짓으로 훈련중이다. 신영철 감독은 "잇세이는 아포짓으로 연습하고 있다. 미들블로커는 김재휘, 이상현, 박진우, 박준혁이 나선다. (시즌 전 수술을 받은)재휘는 아직 연속 동작 때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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