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만 15명”...중고 명품 시계, ‘바이버’로 몰리는 이유
국내 최대 전문가 집단 보유
모회사 두나무 165억원 지원
‘명품’은 불황에 팔린다고 했던가.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관련 중개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난다. 하지만 중고 명품 시계 거래는 여전히 쉽지 않다. 수많은 부품들로 구성된 탓에 ‘정품’ 판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내에선 이를 확인할 전문가도 많지 않다. 중고 거래 업체들이 저마다 ‘국내 최대 정품 검수 센터’를 외치지만, 업계에선 “시계는 외주를 맡기는 게 현실”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계를 옮기는 과정에서 파손이 발생하거나 흠집이 생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중고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바이버는 롤렉스, 오데마피게 등 최상위 브랜드에서 직접 시계를 만지고 고쳤던 워치메이커·엔지니어(폴리셔) 등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바이버 쇼룸에서 만난 문제연 바이버 대표는 “롤렉스와 오데마피게, 리치몬트그룹 등에서 직접 시계를 만져본 60세 이하 엔지니어의 경우 국내 몇십 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중 엔지니어, 감정진단 전문가 등 15명이 바이버와 함께하고 있다”며 “10~15년 사이 경력을 가진 분들이 대다수다. 시계는 믿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하우스 전문가 집단을 꾸렸다”고 말했다.
대규모 전문가 집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도 발생했다. 바이버가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던 배경에는 모회사 두나무가 있다. 바이버는 그간 두나무를 통해 자금을 수혈해왔다. 지금까지 두나무가 바이버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지원한 금액만 총 165억원에 달한다.
문제연 대표는 “그간 두나무가 가상자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실체가 있는 대체 자산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두나무는 확실한 블록체인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어떤 사람이 이 시계를 착용해왔는지, 또 폴리싱(광택 작업)은 몇 번 했는지 등 구체적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시계를 실물과 가상자산을 연결할 아이템으로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명품 시계를 투자 자산으로 봤다는 설명이다. 바이버가 최근 출시한 보관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명품 시계를 ‘투자 자산’으로 구매, 가치 보존과 재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수요를 겨냥한 결정이다. 시계는 금융기관 수준의 특수 금고에 보관되고, 언제든 판매 중으로 전환 가능하다.
문제연 대표는 “명품 시계의 경우 구매 후 실사용을 하려는 고객이 있고, 투자 가치에 중점을 두는 고객이 있다. 보관 서비스는 시계를 투자 자산이라고 생각한 고객들을 겨냥해 내놓은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중고 명품 시계 거래가 활발한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시계에 담긴 가치와 스토리를 잘 풀어내고 믿을 수 있는 거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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